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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로 전락한 인텔… 삼성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시급

WSJ "퀄컴, 인텔에 인수 제안"…"인수 강한 동기 없어"
인텔과 구조 유사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사 가능성 낮아
삼성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가 해법

입력 2024-09-25 06:59
신문게재 2024-09-25 6면

[사진자료1] 인텔 본사 전경
인텔 본사 전경.(사진=인텔)

 

반도체 제왕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던 인텔의 날개없는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인텔을 벼랑 끝으로 내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사에, 퀄컴 인수 제안설까지 업계 전반이 술렁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인텔의 추락은 남의 일이 아니란 부분이다. 한국 대표기업 삼성전자 역시 인텔처럼 파운드리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설계와 제조 역량을 갖춘 IDM(종합반도체기업)이란 측면에서 더 그렇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우려다.



◇퀄컴, 인텔 인수할까…가능성 낮아

24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 주가가 올해 60% 이상 폭락하며 흔들리자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퀄컴이 인텔에 인수를 제안했다. 이날 기준 인텔의 시가총액은 962억6400만달러로 퀄컴(1848억7900만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퀄컴이 인텔을 인수하면 모바일과 PC 양 프로세서 부문에서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퀄컴은 모바일 제품의 두뇌 격인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시장의 36%를 점유하고 있으며, 인텔은 PC용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의 76%를 점유하고 있다.

다만, 인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인텔이 인수 제안에 응하더라도 반독점 규제를 넘어야 한다. 앞서 엔비디아도 2년간 Arm 인수를 시도했으나 이 벽을 넘지 못해 지난 2022년 무산된 바 있다.

분사한 파운드리를 인수할 경우 시설투자 비용도 문제다. 현재 인텔은 외부 투자자와 함께 투자하며 비용을 줄였음에도 막대한 시설투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퀄컴의 파운드리 인수 가능성이 낮은 이유다.

궈밍치 홍콩 톈펑국제증권 애널리스트는 본인의 SNS에 “퀄컴이 인수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텔 자산을 매각한다 해도 빠른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우며 인수 진행 과정의 불확실성은 퀄컴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퀄컴이 인텔을 인수할 만한 강한 동기가 없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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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있는 평택캠퍼스.(사진=삼성전자)

 

◇인텔과 유사한 삼성…경쟁력 확보 시급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구조적으로 닮아있기 때문이다.

매출 기준 글로벌 반도체 10위권 기업 중 설계와 제조 양 부문을 갖춘 곳은 삼성전자와 인텔뿐이다. 파운드리 1위 TSMC의 경우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모토를 앞세워 설계 부문으로 진출하지 않았으며 엔비디아, AMD 등 팹리스는 설계만을 담당한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가 IDM이라는 건 (고객 입장에서) 협력사이면서 경쟁사라는 리스크를 짊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분사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분사 시 팹(Fab) 구축을 위한 자금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 매출의 대부분은 메모리에서 나온다. 즉 메모리에서 번 돈을 파운드리에 투자하는 구조다. 인텔의 경우 파운드리 신규 진출과 주요 먹거리 사업인 CPU 부문이 악화하며 분사를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메모리 매출을 기록 중인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분사 카드를 꺼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경쟁력 확보가 해답이라고 주장한다. 업계 최고라고 평가받는 기술과 업력을 바탕으로 한 신뢰성이 TSMC의 무기라면, 삼성전자는 다른 무기를 꺼내 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IDM이라는 점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무기는 최근 삼성전자가 강조하는 턴키(일괄 생산)”라며 “초미세공정 부문에서도 삼성이 먼저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공정을 사용했던 경험이 있어 2nm(나노미터, 10억분의 1m)부터 시장 리더십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자율주행용 칩을 개발하는 암바렐라의 2나노 칩을 수주한 바 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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