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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정부에 국가핵심기술 지정 전격 신청

지정 시 MBK 인수 당위성 떨어진다

입력 2024-09-25 15:41
신문게재 2024-09-26 4면

고려아연
고려아연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에서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비롯된 공개매수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

 

고려아연이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자사 경영권 인수 방어 차원에서 정부에 전구체 제조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경제안보 등의 이유로 정부의 승인이 떨어져야만 외국기업에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재계와 정부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국가핵심기술 판정신청서를 제출했다.

대상 기술은 이차전지(배터리) 소재 전구체 관련 기술로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기술이다.

이 같은 조치는 MBK가 인수 후 중국에 매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와서다. 고려아연은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으로 국내 전자·반도체·자동차·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기초소재 공급망의 핵심이다. 그래서 고려아연이 중국에 넘어가게 될 경우 핵심기술 유출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MBK측은 중국에 매각은 없다고 밝혔지만, 중국 외 다른 해외기업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산업부는 국가핵심기술(3개 분야·75개 기술)을 지정해 특별 관리하고 있는데, 지정된 기술을 수출하려면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외국인이 해당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합병(M&A)할 때에도 정부 허가가 필요하다.

향후 고려아연의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될 경우 이는 경영권 확보를 노리는 MBK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을 통한 차익 실현이 불분명하다면 시가총액만 14조6165억원에 달하는 고려아연을 인수해야 할 이유가 당위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관련 절차와 검토를 거쳐 국가핵심기술 판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이제중 부회장(최고기술책임자·CTO)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투자 회사들이 고려아연에서 팔아먹을 기술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라며 “공정마다 수백 개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면 되고, 어떤 것은 몇천억짜리도 있다 보면 된다”고 밝혔다.

정다운 기자 danjung63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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