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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흑백요리사도 당했다”…‘악플 방지법’ 서둘러야

입력 2024-10-10 06:32
신문게재 2024-10-10 19면

기자수첩
나유진 산업IT부 기자
“단 한 개의 영상에 8000개의 악플이 달렸다. 이게 사이버불링(온라인 괴롭힘)이 아닌가.”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출연자 선경 롱게스트가 악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팀원과 충돌하는 모습이 방송된 후 그의 인스타그램과 출연 영상은 부모 모욕과 국적 조롱, 욕설 등으로 도배됐다.

그간 많은 연예인과 운동선수들이 악플로 세상을 떠났다. 2020년, 국내 포털사이트 3사는 연예·스포츠 뉴스의 댓글을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악플은 사라졌을까. 뉴스에서 달렸던 악플은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로 장소를 옮겨갔다.

새로 둥지를 튼 혐오는 빠르게 조장되고 확산됐다. 지난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모욕으로 접수된 사건은 2019년 1만 6633건에서 2021년까지 계속 증가했으며 지난해 2만 425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5년간 검거 건수는 8만 145건에 달한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는 악플을 선제적으로 탐지하고 차단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AI 로봇을 활용해 악플을 자동으로 블라인드 처리하는 기술이다. 다만, 언어가 진화하고 탐지 기술을 우회하는 방식의 악플도 늘면서 정확성과 기술 고도화가 과제로 남았다. 또 선제 조치뿐만 아니라 계정 제재 등 강력한 사후 조치도 필요하다.

아울러 플랫폼 기업에만 책임을 지우지 말고 법적 규제도 동반돼야 한다. 20대 국회에서는 ‘악플 방지법’이 발의됐지만 자동 폐기됐다. 현행법으로는 악플러의 혐의를 입증하기도 어렵고, 입증까지 가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특히 해외 플랫폼은 규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새겨듣고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나유진 기자 yuji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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