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이벤트 방어전'만 노리는 엉망진창 UFC 챔피언들 ... 맥그리거 나비효과?

입력 2016-08-02 08:39

UFC 우들리
UFC 웰터급 챔피언에 오른 타이론 우들리(왼쪽)을 비롯해 새 챔피언들이 정식 방어잔 보다는 이벤트성 경기를 주장해 빈축을 사고 있다. 사진=UFC, 게티 이미지
UFC 뉴챔피언들이 이상하다. 챔피언에 등극하기 무섭게 의외의 상대들을 지목하며 이벤트성 방어전을 원하고 있다.



타이론 우들리(34·미국)는 7월 31일(한국 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필립스 아레나서 있었던 UFC 201에서 로비 라울러(34·미국)를 때려눕히고 새로운 챔피언에 올랐다. 그동안 쟁쟁한 강자들과 혈전을 벌이며 전성기를 달리고 있던 라울러를 초반에 잡아냈다는 것에서 많은 이들을 경악케 했다.

최근 UFC 챔피언 구도가 워낙 이변이 많아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다. 챔피언은 커녕 도전자 후보로도 거론되지 못했던 마이클 비스핑(36,영국)이 미들급 챔피언에 오르는 등 최근 타이틀전은 치를 때마다 벨트의 주인이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문제는 새로이 챔피언에 오른 신규 벨트 주인들의 마인드다. 이들은 한결같이 유력한 도전자들을 회피한 채 뜬금없는 상대를 방어전 상대로 희망하고 있다.

우들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난데없이 닉 디아즈(34,미국)를 거론했다. 조만간 디아즈의 징계가 풀리는 만큼 8월에 있을 UFC 202대회서 타이틀 방어전 상대로 붙고 싶다고 말했다. 혹은 뉴욕에서 11월에 조르주 생 피에르와 붙는 것도 나쁘지 않음을 피력했다.

어렵게 챔피언에 오른 만큼 도전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나쁠 것 없다. 희망한다고 다 붙는 것도 아니고 팬들에게 새로운 흥밋거리를 줄 수도 있다. 문제는 형평성이다. 어떤 격투스포츠던지 타이틀전은 대부분 챔피언을 위협하는 상위 랭커에게 기회가 우선적으로 주어진다.

도전자 후보가 없다면 모르지만 웰터급은 도전자가 차고 넘친다. 더욱이 최근에는 ‘원더보이’ 스티븐 톰슨(32,미국)이 무서운 기세로 챔피언구도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힘들게 벨트를 허리에 감은만큼 새로운 챔피언은 자격을 오래 유지하고 싶어 한다. 난적보다는 이길 확률이 더 높은 쉬운 상대가 더 끌릴 수밖에 없다. 은퇴를 앞둔 노장 댄 헨더슨을 물고 늘어진 끝에 경기를 확정시킨 비스핑이 대표적 예다. 비스핑은 헨더슨 외에 디아즈, 생 피에르 등을 거론하며 특유의 밉상짓의 정점을 찍은 바 있다.

물론 무조건 쉬운 상대를 희망할 수는 없다. 쉬운 상대가 어느 정도 이름값도 유지하고 있어야한다. 그래야 최소한의 명분도 있고 주최 측에서도 고려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름값 있는 쉬운 상대는 인기는 떨어지고 까다롭기만한 도전자들보다 돈을 더 벌어다줄 수 있다.

현재의 UFC는 랭킹이 높거나 실력이 뛰어나다고 돈을 많이 주는 것이 아닌 관중을 많이 불러 모을 수 있는 인기 파이터에게 더욱 많은 보상을 해준다. 그 편차도 굉장히 심한편이다.

뜻밖의 파이터들을 신규 챔피언들이 거론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금전적 이유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 분명하다. 우들리 같은 경우는 특히나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있다. 비스핑과 달리 우들리는 현재의 기세라면 상위권 어떤 도전자라도 두렵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에는 페더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7,아일랜드)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이 많다. 그는 챔피언이 되기 무섭게 조제 알도와의 2차전은 물론 최강도전자 중 한명인 프랭크 에드가를 제쳐놓은 채 상위 체급 중위권 파이터인 네이트 디아즈와 슈퍼파이트를 가졌다.

그것도 모자라 또다시 2차전을 예약해놓은 상태다. 디아즈의 이름값을 놓고 볼 때 흥행은 되지만 챔피언으로서의 마인드나 도전자 구도에 대한 형평성은 완전히 사라진 상태다. 챔피언이 자주 바뀌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러한 타이틀 구도는 분명 문제가 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