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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그릇’ UFC 비스핑, 헨더슨에게 ‘약물’ 신경전까지

입력 2016-08-07 09:36

UFC 미들급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
UFC 미들급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 사진=UFC

 

UFC 역사상 최대 이변의 챔피언으로 꼽히는 미들급 마이클 비스핑(36,영국)이 연일 독설을 뿜어대고 있다.



과거 자신을 한차례 제대로 때려눕혔던 UFC 최고령 댄 헨더슨(46,미국)이 그 대상이다.

코너 맥그리거, 론다 로우지, 차엘 소넨 등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옥타곤 밖에서 신경전에 능한 선수들은 UFC 흥행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경기 전부터 여러 가지 스토리를 만들어내며 팽팽한 긴장구도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것도 잘 내뱉어야 폼도 난다. 비스핑은 어설픈 독설로 인해 챔피언이 된 후에도 여전히 ‘찌질남’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선수들이 빅마우스라면 비스핑은 어설프게 머리 쓰는 소인배같은 인상을 계속해서 풍기고 있다.

비스핑은 기량은 물론 그릇 또한 챔피언감이 아니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영국, 미국 백인팬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비스핑은 UFC측의 푸시를 받으며 오랜 시간 활약해왔다. 주최측은 그를 키워주기 위해 꾸준히 중하위권 선수들과 매치업을 가지게 하며 승수를 올려줬다.

하지만 비스핑은 전형적인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선수’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말았다. UFC에서도 언제부터인가 비스핑의 한계를 인정하고 맞춤형 일정을 짜줬다.

그런 비스핑에게 최근 행운이 찾아왔다. UFC 199 메인이벤트 무대에서 있었던 챔피언타이틀매치에서 루크 락홀드(30·미국)를 눕히고 챔피언이 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당시 경기는 결과적으로 비스핑이 챔피언급으로 강하지 못한 것이 이점으로 작용했다.

비스핑의 약함(?)을 인정했던 락홀드는 부상으로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타이틀매치에 임했다. 만약 비스핑이 위협적인 도전자라고 판단했으면 방어전을 뒤로 미뤘을 것이다.

락홀드는 방심까지 했다. 아무리 자신이 제대로 된 컨디션이 아니라고 해도 ‘비스핑 쯤이야…’라는 생각이 강했고, 어설픈 압박을 감행하다 비스핑에게 큰 것을 얻어맞고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과거 조르주 생 피에르를 눕혔던 맷 세라의 이변이 또다시 옥타곤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어쨌든 비스핑은 정당하게 경기에 임했고 승리를 가져갔다. 락홀드의 방심을 탓하기보다는 묵묵히 옥타곤에서 살아남으며 결국 챔피언벨트까지 두른 비스핑을 먼저 칭찬하는게 맞다. 문제는 이후의 행보다.

비스핑은 챔피언이 된 후에도 여전히 과거의 캐릭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미들급의 쟁쟁한 강자 라인을 격파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전력상 한참 떨어지는 상대들을 방어전 상대로 언급하며 빈축을 샀다. UFC 최고령 파이터 댄 헨더슨(46,미국)을 비롯 아래 체급 선수인 조르주 생 피에르(34,캐나다), 닉 디아즈(34,미국) 등을 희망 상대로 거론했다.

비스핑은 당장 내일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할아버지 파이터’ 헨더슨과 1차 방어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명분은 과거에 있었던 패배의 리벤지지만 “왜 하필 7년 전의 패배를 이제 와서 타이틀방어전으로 치르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나이로 인한 현재의 몸상태 등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함에도 비스핑은 여전히 헨더슨을 의식하고 있는 듯 하다. 어찌보면 챔피언답게 묵묵하게 리벤지를 준비해도 되련만 수시로 여러 독설을 뿜어내며 신경전을 통해 헨더슨을 흔들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약물을 쓰지 않을 것을 선언해라”며 “헨더슨은 이번에 몰래 약물을 쓰려고 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과거에 대한 질책의 의미도 담겨있을 수 있지만 50살을 바라보는 파이터에 대해 여전한 두려움이 느껴진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은퇴를 목전에 둔 노장 헨더슨의 한방이 또다시 터진다면 비스핑은 평생을 수치 속에서 살아야할지도 모른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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