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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신 이점 못살린 임현규, UFC판 최홍만?

입력 2016-08-2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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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홈페이지 캡처)

일대일로 맞붙는 격투기 무대에서 체격의 우위가 가지는 이점은 절대적이다.
 
갈수록 테크닉과 전략이 발전하는 MMA에서 약점을 잡아 손쉽게 끝내는 경기는 많지 않다. 반쪽 성향이 강한 타격가, 그래플러라도 어느 정도의 방어기술은 갖추고 나오는 것이 추세다.
 
세계 최고의 무대인 UFC에서는 이 같은 점이 더욱 두드러진다. UFC에 입성했을 정도라면 마이너 무대 등을 거쳐 기본적인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들이다. 검증된 자들의 싸움답게 좀 더 다양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쪽이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
 
체격이 크다는 것은 큰 이점이다. 중거리에서 치고받을 경우 작은 선수는 한발이라도 더 치고 들어가 펀치를 쳐야하지만 큰 선수는 반 걸음 밖에서도 안정적으로 자세를 잡고 타격할 수 있다. 체력에서도 우위로 작용할 수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해당 체급에서 큰 선수들이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존 존스(29,미국), 알렉산더 구스타프손(29,스웨덴), 코너 맥그리거(27,아일랜드), 스티븐 톰슨(32,미국), 스티페 미오치치(34,미국), 크리스 와이드먼(32,미국), 루크 락홀드(30,미국) 등이 대표적이다. 기량 자체도 우수하지만 자신의 탁월한 신체 조건을 잘 활용하는 파이팅 스타일을 통해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런 점에서 ‘에이스’ 임현규(31)는 선택받은 선수다. 대다수 동양인 선수가 서구권 상대들에게 신체 조건이나 파워에서 밀려 판정 위주의 승부를 펼치지만 임현규는 다르다.
 
190cm 신장에 양팔 길이(리치)가 무려 200cm에 달한다. 큰 선수들이 많은 웰터급에서도 최상위 사이즈다. 서양파이터들을 상대로 정면에서 덩치와 힘으로 압박이 가능하며 맷집과 근성 역시 상당해 난타전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문제는 이러한 엄청난 이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제대로 활용을 못한다는 사실이다. 마이너무대 시절이야 단순한 압박만으로도 승승장구 할 수 있었지만 UFC에서는 신체 조건의 우위 만으로는 승리를 가져갈 수 없다. 앞서 언급한 선수들이 그랬듯 이점을 이점으로 만들 수 있는 전략 및 테크닉 장착이 필요하다.
 
아쉽게도 임현규는 이런 이점을 살리는 파이팅 스타일을 펼치지 않고 있다. 거칠게 파고들어가 상대를 부수는 패턴을 선호한다. 물론 임현규 같이 큰 선수가 거칠게 달려들어 정면 난타전을 걸면 위협적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큰 만큼 타격을 낼 때 빈틈도 많고 작고 빠른 선수들에 비해 아무래도 스피드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기술이 디테일한 것도 아니다.
 
이러한 우려는 21일(한국 시간) UFC 202대회서 있었던 마이크 페리(24,미국)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술탄 알리예프(32,러시아)의 대체선수로 나선 페리는 신장은 177cm에 불과하며 리치 역시 180.3cm밖에 안 된다. 임현규와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하지만 임현규는 거침없이 들어가 페리의 펀치 거리 안에서 타격전을 펼쳤다. 서로가 너무 가까이 붙으면 페리 입장에서는 날렵하게 카운터를 치기 좋아진다. 반면 임현규는 리치의 이점도 사라지고 큰 동작으로 인한 허점만 많이 드러나게 된다.
 
결국 임현규는 막무가내식 압박을 일삼다가 카운터를 허용하고 연거푸 다운됐고 결국 1라운드에 3분 38초 만에 TKO로 무너졌다.
 
반발자국만 덜 들어가도 되는 상황에서 잔뜩 흥분해 근거리에서 허우적거리다 연거푸 정타를 맞고 무너진 임현규에 대해 국내 팬들은 “조금 날렵한 최홍만이었을 뿐이”’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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