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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202 맥그리거 vs 네이트 디아즈 '부산행 좀비?‘

입력 2016-08-2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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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홈페이지 캡처)
 
영화 <부산행> 좀비가 떠오른 한판이었다.
 
코너 맥그리거(28,아일랜드)와 네이트 디아즈(31,미국)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옥타곤 최고의 명승부를 펼쳤다.
 
UFC 페더급 챔피언 맥그리거가 21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02 웰터급 메인이벤트서 디아즈를 2-0(48-47, 47-47, 48-47) 판정으로 제압했다.
 
각본 없는 명승부였다. 맥그리거는 1차전과 다른 카드를 꺼냈다. 무작정 달려들지 않고 디아즈의 허점을 노렸다. 회초리 같은 로우킥으로 디아즈의 발을 묶은 것.
 
이와 함께 아웃복싱으로 디아즈를 괴롭혔다. 1라운드에서 맥그리거의 카운터펀치가 디아즈 턱에 얹혔다. 디아즈는 큰 충격을 받은 듯 주저앉았다.
 
보통의 선수 같았다면 달려들어 끝냈을 것이다. 하지만 맥그리거는 느긋했다. 좀 더 경기를 즐기고 싶은 듯 디아즈에게 일어나라고 지시했다. 타격에서 맥그리거는 분명한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과도한 여유가 독이 됐다. 2라운드 후반부터 디아즈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좀비 스텝을 밟으며 맥그리거에게 달려들었다. 맥그리거는 때려도 물러서지 않는 디아즈의 저돌성에 아연실색했다.
 
두 선수는 난타전을 주고받으며 승패를 더욱 미궁 속으로 끌고 갔다. 3라운드는 디아즈가 우세했다. 디아즈는 좀비복싱으로 맥그리거를 괴롭혔다. 두 차례 결정타가 맥그리거 턱에 얹혔다. 충격을 받은 맥그리거는 옥타곤을 등진 채 기진맥진했다.
 
디아즈는 맥그리거를 샌드백치듯 두들겼다. 1차전이 재현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맥그리거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부활했다. 4라운드부터는 좀비 대 좀비의 싸움이었다.
 
둘은 흐느적거리면서도 펀치를 날렸다. 수없이 결정타를 날렸지만 어느 쪽도 쓰러지지 않았다. 피투성이가 된 다아즈는 맥그리거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맥그리거도 사이드 스텝을 밟으며 디아즈를 약 올렸다.
 
마지막 5라운드로 접어들었고 둘은 테이크 다운을 주고받았다. 종료순간까지 주먹을 교환했지만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심판은 유효타가 많았던 맥그리거의 2-0 판정승을 선언했다.
 
이로써 맥그리거는 디아즈와 상대전적 1승 1패가 됐다. 웰터급에서 첫 승을 거두며 MMA 통산 20승 3패를 기록했다. 디아즈는 19승 11패.
 
맥그리거는 경기 후 옥타곤 인터뷰에서 "놀라라~ 놀라라. XXX들아"라고 내뱉었다. 이는 지난 3월 맥그리거를 꺾은 뒤 디아즈가 한 발언(난 놀라지 않았다. XXX들아)을 패러디한 것이다.
 
디아즈도 바로 응수했다. “0-2 판정패는 말이 안 된다. 내가 이긴 경기다”라며 “3차전에서 최종 승부를 가리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당장 맥그리거 vs 디아즈의 3차전은 성사되기 어렵다. UFC 데이나 화이트 회장은 맥그리거에게 “조제 알도와의 페더급 1차 방어전을 치러야 한다”고 요구한 상태다.
 
맥그리거가 이를 거절할 경우, 페더급 챔피언벨트를 반납해야 한다. 맥그리거는 알도와의 2차전을 꺼리고 있으며 라이트급과 웰터급에서 뛰길 원한다. 과연 맥그리거가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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