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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정해진 미래' 메타버스…코로나 펜데믹 타고 일상화 '성큼'

[권기철의 '메타버스' 인사이트] (1) '가상 세계' 서비스의 배경과 역사

입력 2021-09-13 07:20
신문게재 2021-09-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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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란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현실 세계에서처럼 이뤄지는 가상 세계’를 말한다. 5G 상용화에 따른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더해 코로나 펜데믹 시대를 맞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온·오프라인이 합쳐져 ‘삶의 플랫폼화’가 이뤄지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메타버스가 변화시킬 우리 삶의 변화, 기업들의 대응 방향 등을 개발 실무자의 현실적인 관점과 메타버스 실제 사용자로서의 호기심까지 더해 입체적으로 독자들께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필자 권기철은 글로벌 기업 및 기관, 콘텐츠 기업들과 협력해 메탑스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 K-Biz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메타버스 대표기업 로블록스(Roblox)에서 급증하는 사용자 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서버가 다운 되는 사태가 발생해 사용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로블록스의 1일 사용자 수는 2018년 4분기 1700만 명에서, 2019년 4분기 1900만 명, 코로나가 닥친 2020년 4분기에는 거의 2배가 늘어난 3700만 명, 그리고 2021년 6월 현재는 4300만 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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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다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국민 다수의 예방접종으로 한시름을 놓았다고 방심하던 국가들에서도 코로나19의 변종의 등장으로 또다시 많은 감염 환자들이 발생하면서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재확인하게 된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과 비접촉 문화의 확산되면서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 물리적 공간에서의 활동이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나야만 하는 인간의 삶을 이어나가기 위한 대안으로 온라인 가상 공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를 활용하기 위한 기술에 대한 관심 역시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일반인들은 메타버스(Metaverse)를 SNS처럼 여러 명이 연결된 게임 공간 정도라고 단순히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ICT업계에서 메타버스가 가장 뜨거운 화두로 부상한 이유는, 메타버스가 대중에 스며드는 속도가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 이상으로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코로나 시대라는 사회적 환경을 만났기에 기술이 인간의 욕구와 조화롭게 발전했던 과거 기술 발전의 역사와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발전의 역사를 쓰고 있다. 비대면이 일상화된 시대에 모든 기술이 ‘원격화’라는 시장의 요구를 피할 수 없었고, 사용자들도 원격 연결 서비스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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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야 하는 업무는 영상 회의로 바뀌었고, 학교 수업은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있다. 인간의 모든 삶의 활동이 원격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지는 게 평범한 일상인 것처럼 변했다. 머리가 희끗한 동창들과 한 잔을 나누던 장면도 이제는 집안 노트북 앞에 맥주 한 병 놓고 하는, 그 전이라면 상상도 못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람들이 모이기 힘들다 보니 공연 비즈니스도 단순 일방 중계를 넘어 메타버스와 같은 상호작용이 가능한 디지털 공간을 향하고 있다.

비대면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관련 콘텐츠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초세계 ‘메타버스’ 시대의 도래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xR(eXtended Reality)기술, 즉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아우르는 혼합현실(MR) 기술을 망라하는 초실감형 기술 및 서비스의 확산을 전망하고 있다. xR에서 X는 변수다. 앞으로 언급된 기술 말고 어떤 기술이 또 등장할지 너무 궁금하다.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과 영향을 미치며 함께 진화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지는 세상을 의미한다. 초창기 메타버스는 10대 타겟의 게임 안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냈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 돈을 만드는 방법이 너무나 단조로웠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굳이 여기서 자신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이유를 찾기도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의 메타버스는 교육과 경제, 사회, 문화 산업 등 우리 일상 전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소비와 생산이 선순환 되면서 메타버스 안에서 경제활동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자연스럽게 메타버스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영국의 유명한 미래학자 로저 제임스 해밀턴은 최근 “인터넷 보다 큰 뭔가가 다가오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인터넷을 끝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1995년 인터넷이 만들어낸 검색 기반의 2D 기반 인터넷이 우리가 생활하고 활동하는 3차원 세계와 유사한 3D 인터넷 세상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것이 1995년 인류가 맞았던 인터넷을 또 다른 새로운 세상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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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UIA(국제협의연합) 아·태총회 개최 때 소개해 호평을 받았던 서울 비추얼 기상회의 플랫폼.

 

이는 현재 인터넷에 보내는 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3D 가상 세계에서 보내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대표적인 메타버스 서비스인 미국의 로블록스(Roblox)의 하루 사용 시간은 2020년 9월 기준 1인당 일 평균 156분에 이른다. 틱톡 58분, 유튜브 54분, 인스타그램 35분, 페이스북 21분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로저 제임스 해밀턴은 “2024년이 되면 현재 2D 인터넷 환경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3D 인터넷 환경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엔비디아(Nvidia)의 CEO 젠슨 황도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메타버스 시대의 한 가운데 서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인터넷과 함께 한 지난 20년이 놀라웠다면, 앞으로 다가올 20년은 공상과학 세상과 다를 게 없을 것이다. 바로 ‘메타버스의 시대’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하면 인터넷으로 인해 바뀐 우리의 지난 20여 년의 변화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될 정도로 그 변화에 따른 영향이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우리 모두가 메타버스 시대를 맞을 준비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 메타버스 시대로 들어서는 경계선에 서 있다. 인터넷 시대가 언제 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부지부식간에 찾아 왔듯이 메타버스 시대도 그렇게 다가와 어느 덧 우리 주변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초창기다. 그래서 메타버스 시대 만큼은 2~3차 산업혁명의 후발주자였던 대한민국이 선발주자로서 제대로 자리매김해 이 세계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1998~2003년 동안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컴퓨터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초고속인터넷을 도입하는 등 정보통신 산업에 엄청난 열정과 관심을 보인 대통령으로 평가 받는다. 우리 이동통신 시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은 물론,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있는 전자정부의 초석을 놓기도 했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초고속인터넷을 통한 컴퓨터 활용률 극대화’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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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대통령은 1998년 국민의 정부 출범 때 취임사에서 ‘기술입국의 소신을 가지고 21세기 첨단산업시대에 기술강국으로 등장할 수 있는 정책을 과감히 추진해 나가겠다”라며 ‘세계에서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언 했다. 그는 재임 기간 동안 초고속 통신망 구축과 PC 통신 및 인터넷 활성화를 등을 목표로 한 ‘사이버 코리아 21’ 정책을 추진하면서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에서 초고속인터넷 육성 정책을 강하게 추진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컴퓨터를 잘 쓰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그의 약속대로 1998년 두루넷이 초고속인터넷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1999년 4월에는 세계 최초로 초고속인터넷 ADSL의 상용서비스가 이뤄지면서 대한민국은 한 가정 당 기본 1대 이상의 인터넷 인프라를 가지게 되었다. 덕분에 한국의 인프라 체계는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규모를 가지고 있다.

그 결과 2019년 세계은행 발표 기준으로 인구 대비 96.2%가 인터넷을 사용 중이다. 이는 영국(94.9%), 미국(87.3%), 일본(84.6%), 프랑스(82.0%), 이스라엘(81.6%) 등 선진국들 중에도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이라는 인프라는 우리가 IT 강국으로 오르게 된 디딤돌로 작용했다. 인터넷의 높은 활용도는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인터넷에서 노사모가 만들어지고, 그를 잘 다루지 않았던 주류 매체를 대신해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뉴스들이 그를 부각시켜 당선에 큰 힘을 실어줬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노무현 전대통령은 ‘인터넷 대통령’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후 전자정부, 인터넷 비즈니스, 인터넷 콘텐츠 등 현재 우리가 누리는 다양한 영역과 여러 분야의 ICT 영역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은 플랫폼 사업자를 탄생시켰고 이 플랫폼 사업에 반드시 있어야 할 콘텐츠, 가령 한국이 전세계를 주도하는 웹툰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슈퍼마켓 수준에서 시작해 대기업 수준까지 비즈니스화 된 경우를 비롯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례가 우리 주변에 존재한다.

권기철 객원기자 speck00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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