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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기회의 땅'으로 입장중입니다! 첫발 내딛은 '삶의 플랫폼화'

[권기철의 '메타버스' 인사이트] (2) 현실로 다가온 '삶의 플랫폼화'

입력 2021-09-27 07:20
신문게재 2021-09-2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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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쇼핑몰이나 유튜브 같은 플랫폼이 없다면, 전자정부 같은 서비스가 없다면 우리 삶은 어떠했을까? 아직도 음식 배달은 전화로 하고 있고 새벽 배송은커녕 직접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야 했을 것이다. 공문서 하나 떼러 먼 거리를 이동해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일상으로 느끼며 그러려니 하고 살았을 것이다.



현재 유튜브를 휩쓸며 세계적인 스타로 등극한 BTS는 존재조차 못했을 수도 있다.

1997년에 등장한 PCS 휴대폰은 전화의 기능에만 충실한, 선이 없는 전화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을지 모른다. 사이버 세상에서 확대 재생산 되는 콘텐츠는 한 사람을 벼락 스타로, 또는 한 사람을 나락으로 끌어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역기능 보다 순기능이 훨씬 많기에 우린 이 세상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대우전자 CEO 출신의 배순훈씨가 김대중 정부 시절 첫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일하던 때, 당시 정부 관료들과 통신업계 주요 인사들은 일본과 독일의 사례를 들며 일반 전화 모뎀과 다를 바 없는 ISDN 동축케이블로 인터넷망을 구축하려 했었다. 하지만 배 장관이 김대중 대통령을 통해 이를 극구 만류하고 전화 기지국을 기반으로 광케이블을 설치하도록 설득해 관철시켰다. 그 당시 일본, 독일을 따라 동축케이블을 깔았다면 우리 인터넷 산업은 상당히 뒤쳐졌을 것이다. 그의 식견과 DJ의 결단이 없었다면 우리의 현재는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인터넷 기술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구글이나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애플 등 세계적 플랫폼 사업자들도 그렇게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그 안에 콘텐츠를 담아 글로벌 선두주자로 올라가는 사례는 우리가 스스로 만들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세상의 판을 바꾸는 새로운 플랫폼 메타버스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세상의 판을 바꾸는 메인 플레이어로서 구글, 페이스북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을 탄생시킬 수 있을까?

우선 인터넷 초기와는 달리 상당히 고무적인 사실이 하나 있다. 이 새로운 세상의 판을 바꾸는 주력이 한국에도 많다는 사실이다.

메타버스4

 


구글, 페이스북, 애플과 같은 기업들은 인터넷과 함께 등장한 불과 20여년도 되지 않아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의 대표적 메타버스 기업 ‘제페토’는 무려 2억명 이상의 사용자가 있다. 그 가운데 90% 이상이 해외 사용자다. AR, VR 등에서 훌륭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도 국내에 많다. 이 공간을 채우는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산업도 굳건하다. 우리가 세계를 이끌 여건은 충분하다.

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메타버스 기술과 더불어 많은 이용자들이 있었다. 이에 주목해 미국에서 메타버스 산업은 빅테크(Big Tech) 기업들의 ‘데이터 확보’라는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한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준비되어 왔다. 빅테크 기업들은 모든 경우와 현상을 데이터화해 이해한 후, 사회의 비효율적인 부분들을 최소화해 나가면서 미래를 그리고 있다.

데이터는 미래를 움직이는 석유다. 메타버스는 ‘데이터 광산’이라 할 수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선 미래 기술력 확보와 관련한 콘텐츠 개발과 신사업 창출 등을 위한 정부의 지원과 민간의 개발 노력이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메타버스는 잠깐 왔다 갈 기술이 아니다. 메타버스 기술이 어디까지 적용이 될 것인지, 지금으로선 가늠하기 힘들다. 다만 인터넷이 처음 우리 앞에 나타났을 때와 같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을 이해하고 먼저 활용한 사람들이 성공의 기회를 가져갔다는 사실이다.

2차와 3차 산업혁명기에는 우리가 직접 뭔가를 할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인터넷 시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제반 환경이 갖춰져 있고 과거의 경험과 그 경험을 활용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DNA를 가진 민족성이 있기에, 대한민국 메타버스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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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는 인터넷 이전의 생생한 오프라인 기반의 삶의 시대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시대를 거쳐 온·오프라인이 합쳐져 ‘삶의 플랫폼화’가 이뤄지는 시대다.

하지만 메타버스라는 의미가 만들어진 것은 불과 얼마 전이다. 심지어 메타버스 대표기업인 로블록스 CEO 데이빗 바수츠키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기업이 메타버스 기업이라고요? 저는 15년 전부터 이 일을 해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가 유명해진 것뿐이에요”라고 말했다.

필자도 비슷하다. 3년 전부터 자유롭게 무언가를 만드는 장르를 의미하는 샌드박스(어린이들이 모래놀이를 하는 것처럼 자유롭게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장르) 형태의 오픈월드(플레이하는 지역내 이동 가능한 지역 전체가 하나의 맵으로 되어있어 별다른 로딩 없이 이동할 수 있는 게임이나 콘텐츠)를 만들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지난해만 해도 이 기술을 여러 사람들에게 소개해도 이 기술을 이해하고 이것이 어떻게 우리 삶을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해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메타버스라고 최근에 불려진 기술을 수년간 개발해오면서 “이 기술 개발만으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한계 상황에 놓였던 기억도 있다.

기술이 기술로 평가받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비즈니스모델이 무엇이고 그 모델을 뒷받침하는 기술이 어떤 것인지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기존 게임은 개발자 중심으로 기획하고 그 기획한 것을 사용자들이 재미있어 할 만한 것들을 구성하고 개발해 사용자들의 선택을 많이 받으면 성공하는 그런 전형적인 단 방향 비즈니스였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비즈니스 모델을 먼저 정의하고 그 모델에 따라 ‘월드’라는 메타버스 세계를 개발자들이 만들고 그 월드를 이용자들 스스로가 채우면서 만들어갈 수 있게 설계해야 한다. 더불어 메타버스 콘텐츠를 풍성하게 하는 이용자들의 경제적인 수익 모델도 우선적으로 중요하게 고민하고 설계되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술 개발’은 맨 마지막이 되는 특성을 가진 것이 기존 게임과 다른 큰 차이점이다. 물론 기본적인 소통(SNS) 기능은 최대 필요조건이자 충분조건이다.

최근 메타버스 개발 관련 기업들의 여러 활동들이 미디어를 통해 쏟아지듯 기사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수 많은 메타버스 서비스 중에 어떤 것이 흔히 말하는 ‘찐’일까? ‘만들면 제품이고, 판매되어야 상품’이라는 전통적인 마케팅의 기본을 이해하면, 어떤 것이 진짜인지 알 수 있다. 보기에 화려한 제품보다는 잘 팔리는 상품이 무엇인지를 찾으면 된다. 즉, 사람들이 품고 있는 욕망의 원리를 가장 잘 이해하고 그것을 서비스로 연결시키는 것이 미래를 주도할 핵심적인 메타버스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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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에 대한 학문적이고 거시적인 내용을 소개하는 책과 기사들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브릿지경제에 소개하는 이 시리즈에서는 비즈니스 모델 설계, 실제 지갑을 여는 20대 이상으로 타깃을 확대하는 것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 등 메타버스 자체에 대한 이해를 넘어 ‘어떤 메타버스가 미래를 주도할 것인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시장을 만들어야 하는 마케팅에 있어 전문가들은 철저히 데이터에 의존하게 된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마케팅 전문가도 없을 정도로 워낙 새로운 분야다. 메타버스 시장은 콘텐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구현 기술에 대한 지식, 그리고 시장 경험이 풍부한 마케팅 전문가와 개발자가 설계하는 대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에 투기적 성격이 강한 시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즉,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제품의 홍수에서 제대로 된 상품을 찾는 눈을 갖는데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글은 새하얀 첫 눈이 소복이 쌓인 새벽처럼, 길은 있지만 흰 눈에 쌓여 보이지 않는 곳에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지를 안내해 주며 독자들의 시간을 아껴주는 내용으로 채워질 것이다.

메타버스처럼 내린 눈 위에 길을 새롭게 만들고 눈사람을 만들고, 성을 짓고, 마을을 만드는 것은 글을 읽는 독자의 몫이다. 해가 뜨기 전에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를 무장해 일찌감치 길을 나서야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권기철 객원기자 speck00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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