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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실감형 미디어 전시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디자인실버피쉬 홍경태 대표 “고뇌도, 해석도 없는 나만의 콘텐츠를 찾아서”

[B코멘트] 디자인실버피쉬 '실감형 미디어쇼'
돌·나무·가택신·달토끼…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입력 2021-12-20 18:00
신문게재 2021-12-2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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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형 미디어 전시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중 '돌과 나무에서 시작된 이야기'(사진제공=디자인실버피쉬)

“한국기업의 미디어 기술 수준은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해외에서 러브콜도 적지 않죠. 그런 표현력, 기술 등을 가지고 있음에도 한국 미디어쇼들은 10년 가까이 답습되는 형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콘텐츠만을 가지고도 많은 것들을 표현하고 싶다는 의지를 담았죠.”

디자인실버피쉬의 홍경태 대표는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한국의 전통, 이야기 등을 테마로 한 실감형 미디어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2022년 7월 25일 인사센트럴뮤지엄)에 대해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 우리 주변 이야기의 로열티와 IP를 획득해 원천기술까지 보유한다는 모토로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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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형 미디어 전시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중 '달토끼, 그림자 이야기'(사진제공=디자인실버피쉬)

 

다자인실버피쉬는 CES 등 글로벌 가전쇼의 삼성 등 대기업관, 하우스텐보스, 유니버설스튜디오 등과의 작업을 비롯해 아이돌명가 SM엔터테인먼트, 소니코리아, 나이키 코리아, SBS 등과의 협업, 코엑스 SM타운 ‘코엑스아티움’, 도쿄 스카이타워 K팝 전시 등을 선보인 기업이다. 

 

디자인실버피쉬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하는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는 “우리 주변의 돌과 나무, 공간, 가택신, 달토끼 등에서 가져온, 한 테마에서 흘러내려오는 이야기”로 교감하는 실감형 미디어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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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형 미디어 전시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중 '기원을 지나 별을 만나다'(사진제공=디자인실버피쉬)

“지금 존재하는 형태의 미디어 전시는 사람의 환상이나 스펙타클로 해결하는 콘텐츠들이에요. 우리가 체험하지 못할 걸 사실적으로 구현하는 정도죠. 하지만 저희가 핵심을 둔 부분은 체험못한 것들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데서 각자가 가진 디바이스로 스스로의 콘텐츠를 재생산하는 과정입니다. 미디어 공간에 와서 본인이 직접 자신의 콘텐츠를 기획, 연출해 정보로서 전파해 나가도록 하는 거죠.” 

‘서울’을 테마로 한 전시로 10만명이 넘게 다녀간 ‘2021 딜라이트 서울’에 이은 두 번째 프로젝트로 신도울루가 지키는 ‘상상의 문’에서 시작해 ‘돌과 나무에서 시작된 이야기’ ‘시공간의 초월’ ‘달토끼 그림자 이야기’ ‘우리 마을 소원의 나무’ ‘기원을 지나 별을 만나다’ ‘도깨비 불을 만나다’ ‘꿈의 도서관/소환의 서’ ‘기(분신)’ ‘무시무시 기담’ ‘우리는 가택신과 함께 살고 있다’ ‘나의 수호신/귀신그리기’ 등 14개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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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형 미디어 전시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중 '우리마을 소원의 나무'(사진제공=디자인실버피쉬)

 

“그 이야기들 안에서 관람객 개개인이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 다시 미디어로 전파하도록 하는 전시입니다. 이 이야기들 안에서 저마다는 어떻게 포함될 수 있는지 개인적 상상력을 맘껏 발휘하게 하죠. 예를 들어 ‘딜라이트 서울’ 테마 중 ‘스트리트’는 서울 시내의 간판, 표지판을 모아둔 공간이었어요. 그 스트리트에서 누군가는 걷고 또 누군가는 춤을 추고 어떤 사람은 자기 동네를 가리키며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해요. 그렇게 각자 해석방법이 달라지면서 한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콘텐츠도 다채로워지죠.”

이어 홍 대표는 “오래된 건물, 주변 문화재를 보며 떠올린 생각, 어른들에게 들었던 달 이야기, 해외에서 들어와 한국에서 구전되면서 모양새를 바꾼 이야기 등을 정리해 우리 식으로 해석하고자 한 전시”라며 “기존의 해석을 유지하기 보다는 지금 상황, 문화, 트렌드 등을 더해 미디어 형태로 재해석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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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형 미디어 전시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중 '도깨비불을 만나다'(사진제공=디자인실버피쉬)

“관람객들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담아가는 전시가 되면 좋겠습니다. 정통 전시를 선호하시는 분들에게는 ‘이것도 전시냐?’ 혹은 ‘포토존의 나열이냐’ 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개인이 자신의 SNS에 스스로를 표현하는 행위는 사회적 현상으로, 거대한 흐름으로 문화의 카테고리 안에 포함돼 있어요. 그렇게 모여 만들어내는 문화현상을 절대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엄숙주의’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전시 트렌드의 일환이기도 하다. 홍 대표는 “여전히 사조, 이념, 해석 등이 존재하는 예술은 엄숙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복잡함과 엄숙함은 예술을 체험하고 관람하고 방문하시는 분들이 해결하거나 느껴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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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형 미디어 전시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중 '우리는 가택신과 함께 살고 있다'(사진제공=디자인실버피쉬)

 

“그 고민은 기획하고 만드는 저희가 해야할 일입니다. 관람객이 예술이 뭔지를 고뇌하는 건 100년 전 이야기이자 이미 지나간 태도죠. 제 아이나 그 친구들이 와서 보고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경험 못한 공간으로 존재하는 전시이길 바라요.”

그리곤 “반복되는 형태의 미디어로는 수명이 길어야 5년”이라며 “새로운 해석을 가지고 다르게 접근하지 않으면 패러다임으로 가지 못하고 한번의 유행이 돼버릴 것”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미디어의 핵심은 정보를 어떤 형태로 흘려보내느냐예요. 미디어는 그 정보를 담는 기구 혹은 플랫폼일 뿐이죠. 미디어는 플랫폼에 대한 해석에 의해서 나온 하나의 문화장르예요. 미디어 폼은 계속 바뀌고 있기 때문에 발전은 계속될 겁니다. 지속가능성은 기술의 변화에 정보를 어떻게 매칭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질 거예요. 정보가 우선이지 미디어가 우선이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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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형 미디어 전시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중 '나만의 귀신/수호신 그리기'(사진제공=디자인실버피쉬)

 

미디어나 매체, 플랫폼이 아닌 그 안에 담긴 이야기. 정보,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한 홍경태 대표는 전시의 출발점인 ‘돌과 나무에서 시작된 이야기’와 ‘시공간의 초월’을 추천 포인트로 꼽았다.

“디지털 미디어 전시지만 다소 올드한 소재인 돌과 나무도 가공할 수 있음을, 그 안에 무슨 정보를 어떻게 담는지를 보여주는 존이에요. 그곳에 로마그리스 시대의 도리아 양식, 이오니아 식 기둥이 있어요. 어떤 눈으로 보면 ‘짬뽕문화’라고 할 수 있지만 그 기둥은 덕수궁의 석조전 기둥을 그대로 가져온 거예요. 그 기둥은 물론 문신상, 무인상, 호랑이상 등 모두에 이야기가 담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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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형 미디어 전시 '한국의 신비로운 12가지 이야기' 중 '시공간의 초월'(사진제공=디자인실버피쉬)

이어 “‘돌과 나무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굉장히 컬러풀하지만 ‘시공간의 초월’은 눈부시게 환하다”며 “콘트라스트 를거치면서 바깥쪽과 안쪽 이야기를 끊으려고 의도에서 만들어둔 공간이다. 그 후 달토끼, 계수나무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덧붙였다.

“로마식 기둥, ‘시공간의 초월’에서 들리는 에밀레 종소리를 비롯해 그 후로 이어지는 공간들의 작은 장치들에도 각각의 의미가 담겨있어요. 하지만 이는 주관하고 기획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죠. 보는 분들은 이런저런 고뇌나 해석, 이해에 애쓰기 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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