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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사람처럼 말하는 AI… 생각하는 반도체의 등장

[테크리포트] 반도체업계, 챗GPT 열풍에 AI반도체 집중

입력 2023-03-06 07:05
신문게재 2023-03-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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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는 요즘, 챗GPT와 같은 AI 챗봇(Chatbot) 서비스가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애플리케이션(Killer Application)이 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1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헌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한국 반도체가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이같이 말했다. AI 시대에 일어날 기술 혁신의 중심에 항상 반도체가 있다는 것이다.

박 부회장 발언의 중심에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미국 오픈AI의 ‘챗GPT’가 있다.

챗GPT는 빅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답해주는 기존 챗봇에서 더 발전해 대화에 맥락을 파악해 대답하고, 사람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더욱 사람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다.

박 부회장은 “챗GPT 등 AI시대가 펼쳐지고 관련 기술이 진화하면서 글로벌 데이터의 생성, 저장, 처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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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챗GPT 등 AI의 데이터 저장 및 처리에 사용되는 AI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퀄컴, 인텔, 엔비디아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AI반도체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도 2020년 22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였던 AI반도체 시장 규모가 올해 553억달러(약 69조원) 규모로 2.5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오는 2026년에는 861억달러(약 10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AI반도체는 인공 신경망 알고리즘을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초고속·저전력 반도체로 빅데이터, AI알고리즘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사용된다. 현재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가 주요 AI반도체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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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사진=셔터스톡)

 

이 같은 시장 성장의 중심에는 한국이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공룡 기업을 위시로 리벨리온, 퓨리오사 등 AI반도체 스타트업들이 등장하며 AI반도체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정부도 국산 AI반도체 기술 개발에 1조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AI반도체가 한국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미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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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 양산한 HBM3 D램.(사진=SK하이닉스)

 

◇삼성·SK, HBM으로 AI반도체 시장 선점

국내 메모리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으로 AI반도체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HBM은 CPU, GPU와 짝을 이뤄 서버 성능을 비약적으로 상승시키는 장치로 전세계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만이 생산 가능하다. 기존 D램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유력한 차세대 메모리 제품으로 꼽힌다.

특히 HBM을 최초 개발한 SK하이닉스는 초고속 D램 ‘HBM3’를 내세운다. HBM3는 현존하는 D램중 최고 속력인 819GB(기가바이트)의 속도를 구현한다. 이는 풀HD 영화 153편을 1초에 전송할 수 있는 처리량이다.

박 부회장은 챗GPT 등 AI가 발전하는 시대 흐름 속에서 “SK하이닉스가 개발한 HBM이 AI 시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HBM3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납품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HBM에 연산 기능을 더한 ‘HBM-PIM’을 개발했다. PIM(Processing In Memory) 기술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에 프로그램 연산을 처리하는 프로세서를 합친 기술이다. 즉 메모리 반도체가 데이터 저장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연산을 처리하게 만든 셈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HBM-PIM은 기존 HBM2 대비 성능이 2배 증가했으며, 에너지 사용량이 70% 감소했다. 올해 공개될 HBM3-PIM은 이보다 더욱 빠른 속도와 낮은 에너지 사용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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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신제품 아톰.(사진=리벨리온)

 

◇챗GPT, AI반도체 스타트업 성장에 발판 마련해

AI반도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AI반도체 스타트업으로 이어졌다. 국내 AI반도체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류에 제대로 편승한 것이다.

AI반도체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챗GPT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뀐 건 사실”이라며 “시장 흐름을 이해하고 AI반도체에 대해 꾸준히 기술적 경험을 쌓아왔던 게 상승세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KT와 초거대 AI ‘믿음’을 구축한 AI반도체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리벨리온은 지난달 AI반도체 ‘아톰(ATOM)’을 공개했다. 아톰은 국내 최초로 챗GPT의 원천 기술인 ‘트랜스포머’ 계열 자연어 처리 기술을 지원한다.

퓨리오사AI의 경우 AI 연산에 최적화된 NPU(신경망처리장치)를 연구·개발한다. 최근에는 신제품 ‘2세대 워보이 칩’을 내년 1분기부터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2세대 워보이는 1세대 대비 하드웨어 성능은 8배, 메모리 전송 속도는 30배 가량 높은 AI반도체다.

모빌린트는 CES 2023에서 GPU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 ‘애리즈(Aries)’를 공개한 바 있다. 모빌린트에 따르면 애리즈는 내년 본격 양산될 예정이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3일 ‘AI분야 창업기업 간담회’에서 “급격하게 변화하는 AI 산업 환경에서 우리 스타트업이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반도체 등 10개 분야 AI스타트업에 5년간 2조원 가량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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