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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보다 빨리 1.8나노 한다는 인텔…너무 조급했나

인텔 CEO, 1.8나노 웨이퍼 깜짝 공개…"내년 1분기에 양산 준비 돌입"
이병훈 교수 "3나노도 못하는데 1.8나노 이르다"
"1.8나노 도입되는 장비 조정에 시간 필요"

입력 2023-09-21 09:22
신문게재 2023-09-22 3면

[사진자료2] 인텔 펫 겔싱어 CEO, 18A 공정 노드 웨이퍼 설명
팻 겔싱어 인텔 CEO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텔 이노베이션 2023’에서 1.8나노 기반 웨이퍼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재진출한 인텔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노베이션 2023’에서 18A 시제품 웨이퍼를 깜짝 공개했다. 18A는 1.8nm(나노미터, 10억분의 1m)급으로, 인텔은 내년 1분기부터 양산 준비에 돌입해 2025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인텔은 지난 2021년 4년간 5개 노드 공정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18A는 그 중 마지막 공정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인텔이 제시했던 4년내 5단계 공정 도약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 반도체는 내년 1분기에 생산시설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텔의 1.8나노 행보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3나노 양산을 앞두고 있는 파운드리 투톱 TSMC, 삼성전자와 달리 인텔은 현재 7나노 칩을 양산하고 있다. 현시점에서는 인텔이 파운드리 1, 2위에 비해 공정 기술에서 밀리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이병훈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는 “현재 기술로 지금 3나노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1.8나노 양산을 얘기하는 건 너무 이르다”면서 “인텔에도 이런 기술이 있다는 일종의 기술 과시를 위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오히려 맞지 않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심각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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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EUV 노광장비.(사진=ASML)

 

반도체 장비 조정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텔은 18A 공정부터 업계 최초로 하이-NA 극자외선(EUV) 장비를 적용한다. NA는 렌즈의 크기로, 하이-NA는 EUV 대비 렌즈 및 반사경 크기를 확대해 기존 EUV 해상력인 0.33에서 0.55까지 확대한다.

하이-NA EUV 초기 버전은 올해 말에 시장에 도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하이-NA EUV를 도입 후 조정 과정에만 몇 달이 걸릴 것으로 관측 중이다. 과거 삼성전자, TSMC 등도 EUV 장비 첫 도입 때 몇 달간의 조정을 거친 바 있다. 당장 내년 1분기부터 1.8나노 양산을 준비하는 게 힘든 이유다.

국내 EUV 최고 권위자인 안진호 한양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앞서 한 컨퍼런스에서 하이-NA EUV 장비의 양산 시기를 2025년 말에서 2026년으로 예측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 역시 “삼성전자와 TSMC도 EUV 장비를 처음 사용할 때 어려움을 겪었다. 인텔이 하이-NA EUV를 제대로 다루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일각에서는 아직 하이-NA EUV 장비가 나오지도 않았다는 점을 들어 겔싱어 CEO가 선보인 시제품 웨이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하이-NA EUV가 아직 ASML에서 인도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1.8나노 시제품 웨이퍼를 냈다는 게 납득이 안간다”면서 “만약에 제작을 했어도 다른 장비로 시제품을 만든 건데 수율과 성능이 괜찮은 지는 의문”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도 “시제품을 만든다는 건 양산을 의미하는 건데 새로운 장비를 기다리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부정적으로 봤다.

다만 하이-NA EUV는 기존 EUV에서 생산성이 높아지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이-NA EUV를 사용하더라도 반도체를 더 작게 만드는 기술이 생기는 것은 아닌 셈이다. 활용이 어렵지 반도체를 작게 만드는 기술은 EUV로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이 교수는 “양산성이 조금 더 좋아지는 장비를 가지고 1.8나노이니 뭐니 하는 건 의미가 없는 얘기”라며 “이걸 가지고 기술적 차별화를 했다고 보는 건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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