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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두고 의협 VS 한의협 '일촉즉발'

입력 2015-03-29 16:43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허가를 두고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와 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가 대립하고 있다. 한의사들은 이 문제에 관한 기존 규제의 철폐를, 의사들은 ‘국민건강을 위협한다’며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반대를 외치고 있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상반기 중 현행 의료법 범위 내에서 한의사들에게 허용 가능한 의료기기의 범주를 명확히 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문제는 한의사들이 초음파와 엑스레이를 사용하게 될 지 여부다. 이를 허용해야 한다며 단식에 돌입한 김필건 한의사협회장은 문형표 복지부 장관의 중재로 2주 만에 단식을 풀었다. 하지만 초음파, 엑스레이가 포함되면 의사들이 반발할 태세다. 복지부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려운 형국이다.  

 

회장_Dr.Xavier_Deau[1]

Dr. Xavier Deau 세계의사회(World Medical Association) 회장은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허가하려는 한국 정부의 계획에 대해 “(보건의료) 비용을 증가시키고 환자 안전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사진제공=대한의사협회)

 

한의협은 지난 23일 전국 한의대 교수 169인의 공동 성명서를 공개했다. 한의협은 이미 지난 2월부터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촉구하는 궐기대회를 이어가고 있다. 한의협은 보건복지부의 엑스레이, 초음파 등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실행 방안 추진, 한의학 분야 의료보험 확대 적용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한의사는 의료기기에 관한 교육이 없다’라는 의협의 지적에 대해 “한의대 필수과목으로 ‘진단검사의학’, ‘방사선학’, ‘조직학’, ‘양방진단학’, ‘응급의학’ 등을 배운다”고 반박했다. 

 

충청남도 한의사회

충청남도한의사회는 지난 24일 오전 8시 30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촉구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제공=한의사협회)


한 한의사는 “의료기기는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고 판단하기 위한 확실한 정보를 주는 기기”라며 “의사가 그 정보를 보고 판단해 치료하고 약을 처방하는 과정은 환자나 한의사 모두에게 유익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의사는 “척추나 관절 전문인 경우 비슷한 환자들을 수없이 보게 되는데 엑스레이(X-ray) 사진만 봐도 이 사람이 어느 정도 상태고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다”며 “무조건 못쓰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양·한방 협진병원 소속 한 관계자는 “의료기기는 양의사들의 전유물이 아닌 과학의 산물이다. 인류 건강을 위해 써야지 의사 면허를 가지고 쓰면 안된다”면서 “한 병원에서 양한방 진료가 가능하면 환자나 의사 모두 영상의학과에 가 내용을 찍고 판독결과를 보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의협은 전면 반대 입장이다. 의협은 세계의사회(WMA)가 지난 25일 발표한 ‘한의사에게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가에 대한 비판’ 성명서 내용을 공개하고 “한의사에게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허가하려는 한국 정부의 계획은 (보건의료) 비용을 증가시키고 환자 안전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학병원 전문의는 “2종 운전면허로 대형버스나 트럭을 운전해도 실력만 있으면 괜찮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또한 “환자들이 한의원에 갔을 때 불편함을 느낀다면 한의학 내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지 현대 의료기기 도입에서 방법을 찾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의는 “의사들도 전공과목이 아닌 경우 엑스레이 판독이 안 될 때가 있다”며 “그만큼 어려운 것이라 영상의학과에 맡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대학 수업에 과목이 들어있다고 모두가 판독할 수 있는 쉬운 영역이 아니기에 한의사들의 어려움 해결을 위한 돌파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의료정책과 과장은 “상반기 중 전문가들과 양측 입장에 대한 의견들을 놓고 조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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