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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씀이 줄어들고, 연령대 낮아지고… 변화하는 '요우커'

입력 2015-03-31 13:47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들은 계속 늘고 있지만 낮아진 연령대와 환율의 영향으로 이들의 씀씀이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춘제 기간(2월 18~22일) 서울 소공동 본점의 요우커 비중(매출 기준)은 26%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판매액의 4분의 1은 중국인의 지갑에서 나온 셈이다. 올해 춘제 연휴기간 한국을 방문한 요우커는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12만6000명으로 추정된다.

 

요우커 특수 백화점 활짝<YONHAP NO-0620>
한국을 찾은 요우커들이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

 


이처럼 방한하는 요우커의 숫자는 늘어나고 있으나 개인의 씀씀이는 예전 같지 않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본점을 찾은 요우커의 1인당 객단가(구매액)는 약 56만원 정도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65만원)보다 14% 적을 뿐 아니라, 2013년(90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38%나 줄어든 것이다.

백화점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을 명품 고객 감소, 개별 여행객 증가, 중국내 반부패 사정 분위기 등 때문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엔화·유로화 가치 약세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내에서 취급하는 해외 명품 가격의 메리트(잇점)가 다른 국가보다 줄었다.

여기에 한국을 찾는 유커 연령대의 중심이 명품을 선호하는 40~50대에서 브랜드 보단 ‘유행’을 따르는 20~30대, 이른바 바링허우(80後·1980년 이후 출생 세대)로 옮겨가는 것도 요인의 하나다. 실제로 지난달 KDB대우증권이 중국 최대 인터넷 여행예약 사이트 씨트립(Ctrip·携程) 통계를 분석한 결과, 바링허우가 방한 중국 여행객 가운데 60%나 차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애비뉴엘(명품관) 매장 직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작년보다 명품매장을 찾는 중국 고객 수가 10~20% 정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명품에 대한 중국인 수요는 주춤한 반면, 중저가 국산 화장품·패션 브랜드는 요우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본점(영플라자 포함)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산(구매 건수·은련카드 기준) 브랜드도 중저가 화장품·패션의류 등을 취급하는 ‘스타일난다’였다.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패션잡화 브랜드 ‘MCM’(2012~2013년 1위)은 2위로 밀려났다.

더구나 중국인들이 점차 해외여행에 익숙해지면서 단체 여행이 아닌 개별 여행 형태로 한국을 방문하는 추세도 백화점 업계로서는 달갑지 않다. 무리 지어 관광하지 않는 젊은 요우커들은 백화점보다는 홍대·가로수길(신사동) 등을 직접 찾아 물건을 구입하고 맛 집을 체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시진핑 정부의 ‘부정부패 척결’ 운동이 한국으로 향하는 중국 고위·부유층의 발목까지 잡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의 객단가 감소분을 만회하려면 중국 현지 은행의 고객 데이터베이스(DB) 등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부유한 중국인 고객들의 방문을 독려하고, 다양하고 지속적인 현지 홍보를 통해 일시적이 아니라 한국을 지속적으로 오가면서 쇼핑을 하도록 유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정아 기자 jakim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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