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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하늘길 경쟁… 저비용항공 '에어부산'이 '대한항공' 눌렀다

입력 2015-03-31 17:04

대한항공이 지난해 사상 처음 김해공항 이용객 점유율에서 LCC(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에게 1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이제는 국제선 노선수까지 추월당하며 대형항공사로서의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대한항공은 단거리는 LCC(저비용항공사)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에 있고 진에어와 투트랙 전략을 바탕으로 해외 장거리 노선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지만 오랜 시간 국내 1위 항공사로 자리매김했던 만큼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비행기-에어부산
에어부산 항공기.(사진제공=에어부산)


31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부산을 비롯해 경남 전지역을 근거지로 하는 김해공항은 지난해 이용객수가 1000만명을 넘어서며 국내 항공업계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인천과 김포국제공항 역시 포화상태여서 항공업계는 올해 김해공항에 신규 취항을 대폭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부산 및 경남권 지역에서 오랜 기간 1위 항공사로 걸어왔던 대한항공의 입지는 점차 줄어 들고 있다.

당장 대한항공은 김해공항 내 국제선 보유 항공사 1위에서 밀렸다. 에어부산이 1일부터 부산~중국(장자제) 노선을 신규 취항하면 국제선 노선이 13개로 늘어나 12개 노선을 운영하는 대한항공보다 앞서게 된다.

특히 에어부산은 중국(장자제)노선에 이어 오는 9일에는 베트남 다낭, 7월에는 괌 등의 노선에 신규 취항하면서 국제선 노선을 늘릴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지난해부터 김해공항의 국내외선 이용객 점유율에서도 대한항공을 누르고 1위에 올라선 상태다.

작년 김해공항 이용객 점유율에서 에어부산은 34.5%(357만8816명)로 대한항공(32.4%, 336만8281명)을 사상 처음 제쳤다.

국내 유일하게 대한항공과 에어부산 등 두 항공사에만 있는 김해~김포 노선에서도 대한항공은 추격 당할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에어부산은 이 노선에서 점유율 49%를 기록하며 51%를 차지한 대한항공을 맹 추격하고 있다. 2008년 10월 에어부산이 첫 취항할 당시 아시아나항공 점유율을 포함해서 에어부산은 19%, 대한항공은 8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737-900ER
대한항공 항공기.(사진제공=대한항공)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이 전략적으로 노선 공급을 줄였다 하더라도 에어부산이 점유율과 국제선 보유 노선 수에서 대한항공을 제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박상범 한국항공대 경영대학 교수는 “대한항공의 경우 자회사 진에어를 설립했지만 가격만 조금 낮췄을 뿐이지 전략적인 접근은 모회사와 다를 바 없다”며 “에어부산은 자신들의 위치를 확실히 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분석과 마케팅이 잘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미 해외에는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한 LCC들이 기존 대형항공사들과 경쟁해 우위를 점한 사례들이 많다”며 “에어부산의 이러한 노선 접근법은 국내선 뿐 아니라 국제선 취항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대한항공이 자회사 진에어를 통해 국내외선 시장을 분담하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에어부산 역시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노선을 넘겨 받았기 때문에 독립형 LCC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윤문길 한국항공대 경영대학 교수는 “전체 항공시장이 커지면서 에어부산의 경우 지역 내 공격 경영을 하고 있지만 대한항공은 수익성을 문제로 공급을 늘리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대형항공사들이 LCC를 비롯해 해외 선진 항공사들과의 경쟁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경쟁력을 쌓아가야 하는 측면에서 긴장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단거리 위주의 LCC와는 노선 전략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선 등 전체적인 노선을 함께 봐야하고 우리는 장거리 위주의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hm7184@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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