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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스마트홈, '700억 달러 시장'서 애플·구글에 밀리나

입력 2015-04-05 16:43

삼성이 현재의 하드웨어 우선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 700억 달러 규모의 전세계 스마트홈 전쟁에서 애플, 구글에 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투자자문업체 모틀리 풀은 3일(현지시간) 삼성이 2세대 스마트홈용 시스템인 스마트싱스 허브 출시를 하반기로 미루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2분기에 발표하기로 했던 당초 계획보다 3개월여 늦어지는 셈이다. 스마트싱스 허브는 기존 운영체제(OS)처럼 스마트폰에만 최적화된 것이 아니라 사물인터넷(IoT)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다용도 활용이 가능하다. 스마트싱스 허브와 연결된 센서는 조명 밝기·온도 조절, 물 누수 점검 등에 경고를 하는 역할을 해 사실상 삼성 스마트홈 시스템의 심장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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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 전문매체 컴퓨터월드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2세대 스마트싱스 허브는 1세대 허브와는 달리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서도 기기 단위에서의 개별적인 조작이 가능해 응답 시간이 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2세대 출시를 앞둔 지난달 말 1세대 버전에서 일부 불편사항이 접수되면서 새 버전 출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성능 향상을 위해 출시를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미 테스트는 마쳤지만 수행력과 안정성을 개선하기 위해 한 번 더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스마트홈 시장의 1등 자리를 노린 삼성의 야심은 지난해 8월 IoT 분야 스타트업인 스마트싱스를 2억 달러(2185억6000만원)에 인수했을 때 이미 드러났다. IoT용 OS 시스템인 타이젠(Tizen)을 개발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타이젠은 OS 점유율 77%에 달하는 구글 안드로이드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삼성 기어에도 타이젠이 탑재돼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O는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모든 삼성 기기는 앞으로 5년 안에 IoT용 기기가 돼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IoT 시스템을 스마트워치, 가상현실(VR) 헤드셋, 의료기기 등으로 다각화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야심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하드웨어 강자로서의 존재감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견고한 삼성의 하드웨어 시스템이 되레 스마트홈 발전의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테크놀로지 전문 매체 ‘WCCF테크’는 지난 2월 삼성 스마트홈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기 가운데 최종 관제탑 역할을 할 만한 기기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개별 기기로는 수행 능력은 뛰어나지만 한데 모아졌을 때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분석이다. 타사 기기와의 호환 가능성도 의문이다. 스마트 전구, 스마트 잠금장치 등 타사 제품과의 파트너십에 열을 올리는 애플·구글과는 다른 행보다.

삼성이 주춤하는 사이 애플과 구글은 스마트홈 시장의 꼭대기를 향해 잰 걸음을 놓고 있다. 애플 홈키트는 애플 티비를 허브로 삼아 스마트홈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출시 시기는 아직 미정이나, 애플 와치가 정식 판매되는 오는 24일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돼 스마트홈용 앱을 만드는 개발자들의 손이 바빠졌다. 홈키트는 애플 특유의 단순한 조작 방법이 반영돼 사용성을 높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시리 기능을 통해 무선 조절이 가능하고 충전 방식의 효율성도 높였다.

구글도 스마트홈 사업을 위해 올초 32억 달러(약 3조5000억원)에 네스트를 인수했다. 온도조절기 중심의 네스트는 타 업체와의 연계율을 높여 네트워크 활용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 10월 론칭을 앞두고 있는 도어락 제작사 어거스트의 도어락 제품 스마트락, 연기를 감지하는 필립스 스마트 전구, LG 냉장고와 오븐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CES에서 네스트에 관심을 보인 기업만 15곳이 넘어 향후 네스트와 연계할 기업 리스트는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급성장한 스마트홈 시장은 앞으로 몇 년간 IoT, 웨어러블 시장과 함께 성장세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주니퍼 리서치는 스마트홈 시장이 2013년 330억 달러에서 2018년까지 71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홈 시장의 정점이 3년 정도 남은 시점에서 숨 고르기를 계속하고 있는 삼성이 스마트홈 시장에서 웃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문은주 기자 joo071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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