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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돌아온 빅뱅, 잠실벌을 '뱅'(bang)시키다

빅뱅 월드투어 시작 서울 공연 첫 포문 열어
2만 6000 관객, 찜통 열기속 열광

입력 2015-04-26 23:44

“Yo! 판타스틱 베이비”


시작부터 강렬했다. 약속된 오후 4시보다 다소 늦은 4시 22분. 공연장이 암전되자 왕관모양 노란 형광봉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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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빅뱅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영화처럼 화려한 자동차 추격전 트레일러 영상에 이어 무대가 좌우로 열리고 완전체로 뭉친 빅뱅 5인이 모습을 드러내자 체조경기장은 그야말로 용광로 끓듯 달아올랐다.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는 날씨(섭씨 24도)까지 겹쳐져 숨쉬기조차 힘든 열기로 가득 찼다. 

 

3년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그룹 빅뱅이 월드투어의 서막을 화려하게도 알렸다. 빅뱅은 25일과 26일, 양일에 걸쳐 서울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월드투어 ‘MADE’의 포문을 여는 서울공연을 개최했다.

 

지난 3년의 공백기간 동안 개인활동과 숱한 스캔들을 거치며 한층 단단해진 빅뱅은 이번 공연을 통해 국내 최정상 보이그룹다운 성숙한 퍼포먼스로 건재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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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빅뱅은 공백기간을 기다려온 팬들의 갈증에 부응하듯 첫 무대부터 막힘 없이 고속질주했다.

 

첫 곡인 ‘판타스틱 베이비’에 이어 ‘투나잇’, ‘스투피드 라이어’ 등 세곡을 연달아 부르며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지드래곤은 “우리들도 많이 흥분했다. 내일 무슨 일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에너지를 다 쓰고 가자. 즐길 준비 됐죠?”라며 가뜩이나 흥분한 팬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신곡 ‘루저’도 베일을 벗었다. 미디엄 템포의 세련된 팝 발라드 ‘루저’는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와 가사가 특징. ‘루저 외톨이/센 척 하는 겁쟁이/못된 양아치/상처뿐인 머저리/점점 쓰레기/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 해’라는 가사가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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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대성은 “어제 신곡을 발표한 뒤 한 번 듣고 못 알아들은 사람한테 덕심이 떨어졌다고 했는데 오늘은 하루만에 따라한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공백기간 동안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연기로 단련된 멤버들의 입담과 너스레도 한층 늘었다.

 

태양은 “어제도 그랬지만 다른 어느 무대보다 한국에서 여러분을 만나는 무대가 떨린다”고 말했고 탑은 “어제는 오랜만에 무대에 서니 왠지 고향에 있는 가족을 만난 듯 어색했다”고 말해 팬들의 아쉬움 섞인 탄식을 자아냈다. 그러자 “가식적인 것보다 솔직한 게 낫지 않나. 그런데 오늘은 반갑다”고 웃으며 말했다.

눈을 가린 헤어스타일로 나타난 대성은 ‘커튼 좀 치워라’는 멤버들의 질타에 “새 헤어스타일이 멋있어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객관적으로 얼굴의 반을 가렸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승리는 “이승현이라는 본명을 들으면 동대문에서 춤추던 시절이 떠오른다”고 셀프디스했다.

그러자 지드래곤은 “어제 리허설 때 승리의 어린 시절 동영상을 발견했다”고 말해 승리가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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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그간 개인 활동을 했던 멤버들의 솔로곡, 콜라보레이션곡을 들려주는 시간도 이어졌다. 승리는 ‘스트롱 베이비’를, 대성은 ‘날개’를, 탑은 ‘둠다다’를 불러 팬들의 귀를 솔깃하게 했다. 태양의 ‘눈, 코, 입’과 지드래곤이 ‘삐딱하게’를 부를 때는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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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마지막에 공개된 신곡 ‘배배’는 한층 실험적이다. ‘찹쌀떡’이라는 지극히 한국적인 가사로 사랑하는 여성에 대한 감성을 표현했다. 


마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연상시키는 B급 코드와 ‘찹쌀떡’이라는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코드가 맞물려 해외에서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승리는 “이 노래가 공개되면 전국의 찹쌀떡 회사에서 러브콜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물론 신곡에 대한 부담은 적지 않다.

지드래곤은 “음악을 많이 만든 건 아니지만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 앨범이 오랜만에 나와서 좋아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그렇지만 또 하니까 되긴 되더라. 멤버들과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빅뱅은 내달 1일부터 8월 1일까지 매달 한 곡 이상의 곡이 수록되는 프로젝트 싱글 앨범을 발표하고, 9월 이를 토대로 완성된 ‘MADE’ 앨범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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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지드래곤은 “사실 남들보다 우리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운이 좋게 여러분(팬)들을 만나 좋은 곳에서 공연할 수 있게 돼 감사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3년만에 앨범활동을 하니 내가 봐도 우리를 좋아할 이유가 없다. TV에 자주 나오지도 않고 맨날 외국에 가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한국팬들에게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선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한달에 두곡씩 신곡을 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태양은 “우리가 빅뱅으로 데뷔한 지 10년이 돼간다. 바로 이 곳, 체조 경기장에서 첫 콘서트를 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우리를 사랑하는 여러분들의 사랑이 변하지 않아서 너무나 감사드린다”고 속내를 전했다.

이날 빅뱅 공연은 국내 실내 공연장에서는 처음으로 알루미늄트러스 대신 총 48톤의 ‘스틸트러스(Steal Truss)’를 활용한 ‘누드 스테이지’를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기존 콘서트의 구조물들이 관객의 시야를 불편하게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누드 스테이지’로 사이드 좌석에 앉은 관객들까지 무대 안쪽을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시야가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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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과 태양(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아울러 최신 음향 시스템인 ‘에이덤슨 에너지아 시스템(Adamson Energia System)’을 도입해 라이브 음향 시설을 한층 끌어올렸다.

 

총 106대의 레이저와 아시아 전역을 통틀어 10대도 안되는 고출력 컬러 레이저를 동원한 화려한 연출력도 볼거리였다.

국내 가수 콘서트에서는 보통 8대의 레이저가 사용되는 반면, 빅뱅은 총 2만 5600가지의 색을 구현할 수 있는 컬러 레이저로 밝기가 조명에 묻히거나 흐려지지 않게 해 시선을 몰입시켰다.

특히 빅뱅은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로 해외투어에 나서 한층 진화된 K-POP 콘서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번 공연에서 사용한 ‘멀티 호이스트’(조명을 정밀 연출할 수 있게 하는 기법) 및 이중리프트, 스틸트러스는 국내 개발 기술이다. ‘멀티호이스트’는 영국, 독일, 네덜란드 정도만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빅뱅은 전세계 15개국에서 70회 공연을 통해 약 140만명의 관객을 만난다. 이는 2012년 빅뱅이 세운 12개국 투어 80만명 관객을 뛰어넘는 수치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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