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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글로벌 메가히트작 ‘오징어게임’ 수익독식, 망 무임승차 해결안 나올까?

[트렌드 Talk]

입력 2021-11-04 19:00
신문게재 2021-11-0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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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한 장면(사진제공=넷플릭스)

 

전세계를 사로잡으며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했지만 ‘수익 독식’ 문제로 구설에 올랐던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이 추가 보상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을 방문 중인 딘 가필드(Dean Garfield)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3일 국회를 방문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제작사(싸이런픽쳐스)가 전체 수익의 10%만 가져가는 데 대해 “제작사와 추가적인 보상안을 논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오징어게임’은 제작비 200억원을 넷플릭스에서 전액 투자한 작품으로 배우, 황동혁 감독 등에 별도의 러닝 개런티나 인센티브가 없는 사실이 알려져 ‘수익 독식’ 구설에 올랐다. 가필드 부사장의 ‘추가 보상안’ 언급은 “넷플릭스는 콘텐츠 시청에 따른 추가 과금이나 광고 없이 월정액 구독료로 운영되고 있다”며 “넷플릭스가 작품 흥행에 대한 리스크를 모두 부담하고 창작자는 높은 수준의 작품 제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상호간 이익이 되는 사전 협의를 거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에둘렀던 그간 넷플릭스 입장과는 조금이나마 달라진 모양새다.

 

넷플릭스 미국 전체 회원수를 웃도는 1억4200만여 가구가 시청한 ‘오징어게임’의 글로벌 메가히트로 수익 독식 논란과 더불어 갈등을 빚고 있는 망사용료 이슈도 재점화됐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망사용료 지급을 두고 SK브로드밴드와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1심에서 패소했지만 망사용료 협상에 나서지 않는 넷플릭스에 SK브로드밴드가 반소를 제기한 상태이며 국회와 정부도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사용료 지급을 의무화하는 법제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를 발생시킨 사업자가 부담하는 망사용료는 망중립성과 더불어 인터넷, 케이블TV, IPTV, 네이버, 카카오, SNS 등 뉴미디어의 탄생 시점마다 불거진 이슈다. 한국의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콘텐츠 사업자들은 망사용료를 내고 있어 ‘무임승차’ 논란이 심화된 채 봉합되지 못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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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건대교수·변호사는 “국내 망사용료나 저작권 공정성 문제는 ‘오징어게임’의 천문학적인 흥행 이전에 진작 짚고 넘어갔어야 할 글로벌 이슈들이었다”며 “넷플릭스를 둘러싼 저작권 쟁점을 살펴보자면 원칙적으로 당사자 간 계약이 우선한다. 거액 투자의 위험 부담에 따른 저작권법적 보상이 넷플릭스에게 주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향후 국내 콘텐츠 제작자들과의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국내 시청자들을 전략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계약 조항들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이를 뛰어넘는 발전적인 양보, 후속적 합의 등 국내 제작자 등에게도 성공 수익을 공유하는 방안이 뒤늦게나마 필요한 상황임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망사용료에 대해서는 “사용료 수백억원을 납부하는 국내 IPTV업체보다 넷플릭스의 망사용량이 더 증가한다면 망중립성을 떠나 실질적인 평등의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보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의 망사용료 분쟁사 역시 짧지 않다. 자발적이진 않지만 동영상 트래픽 증가에 따른 망 용량 증설 문제로 갈등 끝에 넷플릭스는 2014년 미국의 컴캐스트, 버라이즌, AT&T, TWV, 프랑스의 오렌지 등과 협상을 통해 이용 계약을 체결하고 대가를 지불해 오고 있다. 더불어 캐시서버를 설치한 일본, 홍콩 통신사에 오픈커넥트어플라이언스(이하 OCA, Open Connect Appliances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 네트워크에 캐시서버를 설치해 회원들이 자주 시청하는 콘텐츠를 새벽 시간대에 미리 저장해두는 방식) 유지비용 등을 지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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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 대상 오픈토크에서의 딘 가필드 부사장(연합)

넷플릭스는 이 방식으로 인해 “일본 통신사에 접속료를 지불하므로 SK브로드밴드에 콘텐츠 전송비용을 따로 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 왔고 SK브로드밴드는 “접속과 전송의 개념을 별도 규정하거나 전송은 무상이라는 취지는 미국 연방 규정집이나 유럽연합 규정 어디에도 없다. 한국 역시 망 상호 이용에 따른 대가 정산 규정이 있을 뿐 접속과 전송을 구분하지 않는다”고 대응해 왔다.

넷플릭스와의 분쟁을 해결하더라도 망사용료 갈등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국내 OTT 사업자들과 소비자 부담 등으로 이어지는 예민하고 복잡한 사안이기도 하다. 4일 딘 가필드 부사장은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 오픈토크에서 “한국에서 망 사용료 논란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인터넷서비스업체(ISP)와 협업해 넷플릭스 스트리밍이 효과적이고 성공적으로 제공되면서도 망에 부담되지 않는 방법으로 협업할 것을 약속한다”고 다시 한번 넷플릭스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인 OCA를 통한 윈-윈을 강조했다. OCA를 활용하면 넷플릭스 트래픽의 95% 이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넷플릭스 측의 주장이다.

더불어 딘 부사장은 이 오픈토크에서 “CP와 ISP 간 소비자 중심의 협력적 인프라 구축은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최적의 소비자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위해서는 오픈 인터넷 환경이 필수적이며 망 중립성은 기업의 수익성이 아닌 소비자 만족을 위한 기본원칙”이라고 다시 한번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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