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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현대 공중전 핵심 ‘AESA 레이더’, 한국형 전투기 눈 될까

[테크리포트] 능동형 위상배열 레이더, 기계식 레이더 대비 표적 탐지·추적 능력 ↑

입력 2023-05-22 07:00
신문게재 2023-05-22 12면

 

한화시스템과 국방과학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능동형 위상배열(A
한화시스템과 국방과학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능동형 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장착한 시험항공기(FTB)의 비행시험 장면.(사진제공=한화시스템)

 

 

현대 공중전에서 전투기의 생존과 전투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바로 최첨단 레이더다. 그중에서도 최근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가 주목받고 있다. 

 

 

AESA(에이사) 레이더란 전자파를 주사해 주야간 상관없이 먼 거리의 표적 여러 개를 동시에 탐지·추적 가능한 무기체계다. 특히 레이더 전면부에 장착하는 1000여 개의 소형 통합 모듈은 각기 송·수신이 가능해 서로 다른 주파수를 만들어 송신할 수 있다. 기계식으로 구동하는 기존 레이더에 비해 많은 표적을 추적하는 동시에 적의 전파 방해, 레이더 추적에 따른 피격을 회피할 수 있다는 의미다. 동시 교전도 가능케 한다.

 

AESA 레이더는 전투기에 적용될 경우 ‘전투기의 눈’ 역할을 한다. 기계식 레이더를 적용한 전투기보다 전투력은 3~4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중과 지상 표적에 대한 탐지, 추적 및 영상 형성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미래 전투기의 핵심 장비인 셈이다.




◇끈질긴 노력 끝에…국산 전투기에 국산 첨단 레이더 달린다

당초 AESA 레이더는 미국, 유럽, 중국, 영국 등 일부 선진국만 보유한 첨단기술이었다. 2015년 미국이 AESA 레이더를 포함한 핵심 기술이전을 거부한 이후 정부와 방산기업들은 국내 개발을 추진해 왔다. 일각에서는 해외 기술 이전 없이 국내 기술로만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우려도 나왔으나,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시스템이 2016년 개발에 착수한 지 4년 만에 AESA 레이더 시제 1호기를 출고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은 세계에서 12번째로 AESA 레이더 개발국 반열에 오르게 됐다. 국산화율은 AESA 레이더 양산 1호기를 기준으로 89%를 달성했다. 

 

[보도자료 사진2] AESA레이다를 장착해 점검 중인 KF-21 시제기
AESA 레이더를 탑재해 점검 중인 KF-21 시제기.(사진제공=한화시스템)

 


이를 토대로 한국형 전투기인 KF-21에 탑재될 국산 AESA 레이더의 양산 기반이 마련됐다. 국방과학연구소, 한화시스템이 공동 개발한 KF-21 AESA 레이더는 최근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은 개발에서 양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무기체계를 신속히 전력화할 수 있도록 체계 개발과 양산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절차다. 방위사업청은 이를 바탕으로 2026년 ‘최종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하고 2026년 하반기부터 공군에 인도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3월부터 AESA 레이더를 KF-21 시제기에 탑재해 성능 검증을 위한 비행시험을 시작했다. 또 오는 2026년 2월까지 비행시험을 통해 공대공 모드 최대 탐지·추적 거리, 추적 정확도 등 34개 항목의 개발·운용 시험 평가를 추진한다.

앞서 2021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민간항공기를 개조한 시험항공기(FTB)에 AESA 레이다를 장착해 비행시험을 수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는 시험 항공기에 탑재해 요구성능에 대한 개발시험평가를 진행하며 완성도를 높여왔다.

업계에 따르면 KF-21 탑재용 AESA 레이더의 송수신(T/R) 모듈에는 질화갈륨(GaN) 소자가 사용됐다.


◇국산 경공격기용 AESA 레이더 개발 한창…남은 과제도 산적

또 다른 국내 방산업체인 LIG넥스원도 전투기용 AESA 레이더를 개발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국산 초음속 경공격기 FA-50에 탑재할 수 있는 AESA 레이더 시제품을 ‘2023 공군 민군협력 세미나·전시회’에서 지난 2일 처음 공개했다.

FA-50 AESA 레이더는 현재 FA-50에 장착된 기계식 레이더 대비 다수 표적 동시 탐지·추적, 공중·지상 표적 동시 추적 등 여러 방면에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질화갈륨 소자를 활용한 송수신 모듈을 적용해 소형화·경량화를 달성했다.

 

사진1. FA-50 AESA레이더 시제 (1)
LIG넥스원이 개발 중인 FA-50용 AESA 레이더.(사진제공=LIG넥스원)

 


LIG넥스원은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정부예산 약 850억원을 투입, 전투기용 AESA 레이더 관련 핵심기술 응용연구 2건과 시험개발 2건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자체 투자와 협업을 통해 FA-50 AESA 레이더 프로토타입 제작도 마쳤다. 그럼에도 FA-50 AESA 레이더 최종 개발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상 통합·시험과 테스트 항공기 및 FA-50 탑재 비행시험 등 검증을 위한 과정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폴란드에 수출될 FA-50 경공격기(FA-50PL)에 미국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이하 레이시온)의 AESA 레이더가 달린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레이시온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경전투기에 신형 AESA 레이더인 팬텀스트라이크를 장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레이시온은 미국 정부와 협력해 KAI에 직접상업판매(DCS)도 승인받았다. 팬텀스트라이크는 동급 AESA 대비 작고 가벼우며 적은 양의 전력으로도 운용이 가능하다. 초도물량 납품은 오는 2025년 진행된다. 이에 LIG넥스원은 전투기용 AESA 레이더 최종 개발에 더욱 고삐를 죌 전망이다. 

 

22_비행기레이더_2


◇AESA 레이더, ‘전투기의 눈’ 넘어 차세대 무기 핵심 장비로

AESA 레이더는 전투기 외에도 활용 영역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AESA 레이더는 이미 차기호위함(FFX) 사업의 1단계 함정들부터 적용해 운용되고 있다. 또한 군은 내년 전력화 예정인 ‘울산급 차기호위함(FFX) 배치3’에 AESA 레이더 장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방위사업청도 국내에서 개발한 전투기용 최첨단 레이더의 수출과 타 무기체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사청 최경호 대변인은 지난 3월 6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앞으로 KF-21 AESA 레이더의 해외 수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다른 유사 무기체계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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