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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차세대 전력반도체, 반도체 시장 판도를 뒤흔들다

[테크리포트] 전력반도체 시장 SiC·GaN 중심으로 개편된다

입력 2023-07-10 07:05
신문게재 2023-07-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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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C 웨이퍼를 이용해 생산한 반도체.(사진=ET타임즈)

 

최근 반도체와 관련된 기사, 유튜브 등을 보면 전력반도체에 대한 이야기가 때때로 등장한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주요 먹거리였던 메모리 반도체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스템(비메모리)에 이어 전력반도체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었던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을 통해 전력반도체 분야로의 진출을 발표하며 전력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존 중소기업 위주로 시장이 구성돼, 메모리와 시스템에 비해 작은 시장을 갖고 있던 전력반도체가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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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의 스위치 전력반도체…중요한 건 소재


전력반도체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력을 제어하는 반도체다.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의 전력을 알맞게 변환하는 스위치 역할을 담당한다. 업계에서는 전기를 껐다, 켰다하는 작업을 ‘스위칭’이라고 하며 전력반도체는 1초에 1000번 이상 이런 동작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전력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사용되는 소재가 중요하다. 현재 전력반도체 소재의 약 95% 이상이 ‘실리콘(Si)’다. 실리콘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며, 전기 전도와 형태 제어가 쉬워 전력반도체 외에도 반도체 전체 소재의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 소재 반도체의 한계가 드러났다. 휴대폰, 컴퓨터 등 전자기기의 성능이 발전함에 따라 발열량이 커지는데다 전자기기 충전기기와 태양광 패널의 성능도 향상되면서 기기의 고효율, 고출력 요구치가 높아진 것이다. 고전압 환경에서 전력효율이 낮아지는 실리콘 반도체를 고집하기 힘든 상황인 것. 게다가 실리콘은 150도 이상이 되면 반도체 성질을 잃어버린다. 실리콘을 뛰어넘는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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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C 전력반도체 웨이퍼.(사진=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업계에서는 SiC(실리콘 카바이드)와 GaN(갈륨 나이트라이드)를 Si를 대신할 차세대 소재로 점찍었다. 두 소재 모두 기존 실리콘에 비해 고온·고전압에 견디는 점을 특징으로 한다. SiC 반도체는 최대 동작 온도가 400도, GaN 반도체는 800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SiC 소재의 경우 탄소(C)와 규소(Si)를 1대1로 결합한 화합물로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단단한 소재다. 같은 두께의 실리콘에 비해 약 10배의 전압을 견디며 전력 소모량도 적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실리콘 10분의 1크기로 같은 성능을 낼 수 있어 부피와 무게를 줄일 수 있고, 에너지 효율 또한 높이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SiC 소재는 연간 성장률만 평균 3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iC 전력반도체 시장은 올해 22억7500만달러(약 2조9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6에는 현재 규모의 2.5배 수준인 53억3000만달러(약 6조98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GaN은 SiC에 비해 전반적으로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 SiC가 기존 실리콘 반도체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밀려 SiC 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다. 시장조사업체 욜딜벨롭먼트에 따르면 GaN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1년 1억2600만달러(약 1641억원)에서 2027년 20억달러(약 26조600억원)로 연간 59%의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GaN은 실리콘에 비해 스위칭 속도가 훨씬 빠르고, 3분의 1크기로 소형화까지 가능하다. 전력 손실량 역시 적은데다 안정성도 우수하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GaN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이유다.

다만 두 화합물 반도체는 제조 방법이 까다로워 구현이 어렵다. 이에 따라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SiC 웨이퍼 장당 단가는 1000달러 수준으로 실리콘 웨이퍼보다 10배 이상 비싸다. GaN 웨이퍼는 현재 2인치 크기만 만들 수 있는데 양산이 가능하려면 6~8인치 웨이퍼 수준까지 키워야 한다. 차세대 소재가 아직 상용화되기 힘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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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전기차 플랫폼. 전기차는 기존 엔진 자동차의 10배가 넘는 반도체가 들어간다.(사진=현대자동차)

 


◇차세대 전력반도체, 전기차·충전기 시장 타고 날아오른다


두 전력반도체 소재 성장의 중심에는 전기차와 배터리가 있다.

SiC 소재는 전기차에 직접 사용된다. SiC 전력반도체로 전기차 인버터를 만들면 인버터 자체의 부피와 무게를 줄일 수 있고, 전기차는 무거운 냉각장치 용량을 줄일 수 있다. 실리콘 반도체 인버터를 사용했을 때보다 전기차 에너지 효율을 최대 10%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전력손실을 막고, 자체 중량도 줄어들어 에너지 효율도 높아진다. 인버터는 전기차에서 배터리의 직류 전기를 교류로 바꾸어 모터를 돌리는 역할을 한다. SiC 전력반도체를 사용하는 전기차 기업으로는 테슬라, 현대차, 도요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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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 전력반도체 웨이퍼.(사진=인피니언)

 

현재 전기차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을 보면 2020년 310만대에 불과했으나 다음해인 2021년에는 600만대로 2배 가량 올랐으며 올해에는 860만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SiC 전력반도체 시장도 전기차 시장과 함께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SiC는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에서도 활용되며 지속가능한 내일을 만드는 열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GaN 소재는 충전기에 주로 활용된다. 휴대폰 고속 충전의 경우 스마트폰에 탑재된 전력관리 집적회로(PMIC)와 연동돼 배터리 과열을 방지하기 때문에 안전한 충전을 돕는다. 삼성전자, 애플, 샤오미 등 10개 스마트폰 OEM(원제조사)들이 GaN 충전기가 있는 스마트폰 모델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또 전기차 충전기에도 사용되며 전력을 충전하는 대부분의 충전기에는 GaN 소재가 사용될 전망이다. 전력반도체 업계에서는 자동차 업체가 DC/DC 컨버터와 차량 내 충전 시스템에 GaN 반도체를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 센터, 5G 등 통신 장비에도 GaN 소재가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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