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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전기차 보급, ‘전고체 배터리’가 성패 가른다

입력 2023-08-21 07:00
신문게재 2023-08-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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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맞춰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가 전동화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자동차 동력원이 엔진에서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바뀌면서 어느 때보다 2차전지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배터리의 성능에 따라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최근 전기차 시장은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 내연기관차에 비해 긴 배터리 충전 시간을 꼽는다. 길어야 3분 이내로 주유되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전기차는 보통 배터리 80%를 충전하기 위해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정부의 구매보조금 축소와 충전소 부족 등에 따른 불편함도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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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 전해질의 모습.(사진제공=SK온)

여기에 높은 화재위험성도 전기차 보급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전기차 화재 발생 비율은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배터리 열폭주 현상으로 화재 진압이 어렵고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커 전기차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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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전기차의 단점, 차세대 전지의 필요성 대두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완성차·배터리 업체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완성차업체가 출시하고 있는 전기차에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적용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전극, 음전극, 분리막, 전해질이라는 4대 구성요소로 이뤄져있다.

리튬이온이 전해액을 매질로 두 전극을 오가면서 전기화학적 반응에 의해 전기에너지를 저장 및 방출하는 구조다. 국내 배터리 3사가 주력하는 삼원계 배터리, 중국 배터리 업체가 주력하는 LFP 배터리 모두 액체 전해질을 사용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가연성의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에 취약한 단점을 지닌다. 온도에 의한 팽창이나, 외부 충격에 의한 분리막이 손상될 경우 전해질이 누출되고 양극재와 양극재가 맞닿게 돼 연쇄 화학 반응으로 큰 화재가 발생된다.

때문에 시장은 전기차가 갖춰야 할 조건으로 내연기관과 비슷한 주행거리, 짧은 충전 속도는 물론 고온·저온 특성의, 안전성, 내구성의 보완과 성능 신뢰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완성차·배터리업체가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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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공=삼성SDI)

 

◇ 화재 원천 방지 ‘전고체 배터리’

차세대 배터리 중에서도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사용하는 유기 전해액과 분리막을 대신해 고체 전해질을 적용한 배터리다. 고체 전해질은 0℃ 이하의 저온이나 60~100℃ 고온에서 액체전해질보다 이온전도성이 향상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음전극을 흑연·실리콘 대신 리튬 금속을 적용해 에너지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리튬메탈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10배 높은 고용량 소재다. 즉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높아져 배터리의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화재 위험성도 낮다. 기존 리튬이온전지에 사용되는 가연성의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팽창과 충격으로 인한 전해액 누출 위험성이 낮다. 화재 위험성이 낮아지면서 배터리팩 공간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냉각장치는 더 이상 필요치 않다. 또한, 분리막이 필요 없어 배터리 자체의 부피도 감소된다.

부피가 줄어들면서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2배 이상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이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에 적용 될 수 있어 각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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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연구소 전경(사진제공=삼성SDI)

 

◇ 고체 전해질 경쟁력을 높여라

전고체 배터리도 단점은 존재한다. 고체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에 비해 리튬이온의 이동속도가 더뎌 낮은 출력을 지닌다. 또한, 전해질과 양전극, 음전극이 맞닿은 계면저항이 높아 기존 전지에 비해 수명이 짧다.

고체 전해질의 낮은 이온전도도와 양·음극 사이의 계면저항을 개선하기 위해 황화물과 산화물, 폴리머 등 비황화물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고체 전해질 연구가 진행 중이다. 황화물계는 전도도·온도 등 안정성이 고른 장점이 있는 반면, 습도에 취약해 황화수소(H2S) 등 가스를 발생시키는 취약점을 지닌다.

비황화물계 중 산화물 고체 전해질은 공기 중에서도 쉽게 다룰 수 있고 강도가 우수해 안정성이 높다. 하지만, 이온 전도도가 낮으며 고온 열처리 공정이 요구돼 생산 용이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폴리머는 생산이 용이하지만 이온 전도도가 낮아 출력이 열위에 있다.

삼성SDI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국내 배터리 3사 중에서는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고체 전해질 소재와 리튬 음극재로 수명을 개선한 무음극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SDI는 연내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이어 오는 2025년에는 대형 셀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2027년 양산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리머계와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생산이 용이한 폴리머 고체 전해질의 배터리를 2026년에 양산하고, 2030년 이후 황화물계 배터리를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SK온은 전고체 배터리 벤처기업인 미국 솔리드파워와 손잡고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2025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개발, 2029년 양산 돌입이 목표다.

전고체 배터리는 원가 경쟁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고체 전해질인 황화리튬(Li2S)이 고가이기 때문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전해액은 ㎏당 9달러이지만,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의 주원료인 황화리튬(Li2S)은 ㎏당 1500~2000달러 수준이다. 리튬이온 배터리 전해액의 200배 이상이다.

전고체배터리는 계면저항과 Li2S의 높은 단가 등 다양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 양산 단계에 이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업계에서는 빨라야 2030년이 돼서야 전기차 실증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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