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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하자 아파트 이참에 뿌리뽑자

입력 2024-06-04 14:04
신문게재 2024-06-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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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훈식 건설부동산부장

건물의 안전성은 곧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1970년 서울 마포구 와우아파트 붕괴,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등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대형참사는 부실공사, 불법 증·개축이 원인이었다. 2022년 광주 아파트 붕괴와 2023년 인천 아파트 주차장 붕괴 등 대형 참사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에 시민들과 아파트 입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최근에도 신축 아파트 하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서울 강서 소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천장이 무너졌다. 전남 무안군의 한 신축 아파트에선 건물 외벽이 휘고 벽면이 뒤틀린 모습이 발견되는 등 다수의 하자가 발견됐다.



수많은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로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한창 건설 중인 아파트의 일부가 무너진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이미 실상을 알고 있던 관계자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의견이다.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종위원회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발생한 하자 분쟁건수는 4300건이다. 이는 지난 2014년(2000여건)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건설사들의 하자 문제는 단순히 특정 요소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시공 관리, 자재, 설계, 인력, 감리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먼저 건설 현장에서 시공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작은 실수나 오류가 누적돼 큰 하자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현장 감독자의 경험 부족, 감독 소홀, 그리고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한 무리한 작업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 비용 절감을 위해 저가의 저품질 자재를 사용하는 경우, 건물의 내구성과 안전성이 저하된다. 이러한 자재는 초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일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함이 드러나고 큰 하자로 이어질 수 있다.

설계 단계에서의 오류나 변경 사항이 시공 단계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경우에도 하자로 이어질 수 있다. 설계와 시공 간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 부족이 주요 원인이다.

숙련된 인력의 부족은 건설 품질 저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경력이 짧거나 기술이 부족한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면, 작업의 정밀도와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부실공사를 줄이기 위해서는 각 단계에서의 철저한 관리와 협력이 필요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설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건설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나 안전에 관한 시스템과 의식 수준에 있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사고가 일어난 뒤 부랴부랴 수습하며 단기적인 해결책만 내놓아서는 언제나 제자리일 것이다. 안전하고 품질 높은 건축물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건설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정부도 건설 규제를 강화하고, 철저한 감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위험성이 높은 아파트에 대해 전수 조사를 벌이고 건설계에 만연한 이권카르텔을 뿌리 뽑아야 한다. 이를 통해 건설사들의 부실공사를 방지하고 하자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 건설사들이 책임감 있게 공사를 수행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채훈식 건설부동산부장 ch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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