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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AI '선제적 투자'·에너지솔루션 '운영개선' 양날개 편다

입력 2024-07-01 06:21
신문게재 2024-07-01 3면

사진2_SK경영전략회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오프닝 스피치를 하는 모습.(사진제공= SK그룹)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셉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출장 중 화상 경영전략회의에 참여, 글로벌 시장의 급격한 변화상을 단적으로 표현한 발언이다. SK그룹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미래 성장 산업에 선제적 투자로 AI시대를 선도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재계에서는 사업 ‘리밸런싱’(구조조정)에 나선 SK그룹이 AI 등 미래 성장 산업과 함께, 기존 그린·화학·바이오 사업의 ‘밸류체인’(가치사슬)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질적 성장’의 길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 주요 최고경영진(CEO)들은 지난 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미래 준비를 위해 선제적으로 그룹 체질을 바꾸고 투자 여력을 확보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계열사간 합병안 등이 이 자리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기도 했지만, SK 측은 ‘선제 대응’에 방점을 찍었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치킨게임’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비바람이 와도 견딜 수 있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져가야 한다”며 “그간 벌려놓은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 위주로 재편해 난제에 대한 묘수를 찾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정 회사 얘기를 했다기 보다는 전체적인 방향성 얘기로 안다”며 “지난 3∼4년간 그룹 투자 방향이 그린·환경·신재생에너지 등에 집중됐다면, 이 같은 투자 관성을 그룹 전체적으로 일사분란하게 AI와 반도체 분야로 텄다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회의의 키워드는 단연 AI 관련 얘기였다는 후문이다. 그동안 그룹의 전체적인 사업 방향이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였다면 이제는 ‘AAA’(AI·AI·AI)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AI와 관련된 얘기가 주축을 이뤘다.

미국 출장 중인 최 회장은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며 AI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SK그룹은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이 분야의 성장 기회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경영전략회의의 가장 큰 특징은 연초부터 각 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 강화와 포트폴리오 재조정 등을 통한 재원 확충 방안 등이 구체화되고 공유됐다는 부분이다. 운영 개선은 기존 사업의 효율을 높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제반 경영활동이자 경영전략으로, 수율 개선이나 가동률 극대화, 생산성 향상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그간의 중복 투자를 해소하고 비수익 사업을 정리하는 등의 과정에서 계열사 숫자도 ‘관리 가능한 범위’로 줄일 계획이다.

현재 SK의 계열사 수는 219개로, 전년(198개) 대비 21곳이 늘었다.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의 경우 SK하이닉스를 비롯해 11번가와 SK플래닛 등 23개 기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나, 이중 18개 회사가 지난해 적자를 기록, SK스퀘어의 연간 영업손실은 2조3397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경영전략회의 이후 자회사간 합병과 비수익 계열사 및 자산 매각 등의 후속 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특히 위기에 몰린 배터리 사업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 SK온과 SK엔무브간 합병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 만큼 향후 보다 구체적 방안 마련으로 미래 성장동력으로써 위상 재확립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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