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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늘어나는 노인의 인지장애와 수술 후 신경장애를 줄이는 방법

숙면·운동에 ‘뇌 디톡스’ 실천하면 최상 … 뇌내 전기자극, 노화속도 늦춰

입력 2024-07-08 15:41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칼럼용2 (2)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최근 ‘Frontiers’라는 저널에 ‘수술전후 신경장애’(Perioperative neurocognitive disorder, PND)가 잠재적으로 림프계 기능장애에 의한 것이란 중국 의학자들의 종설 논문이 실렸다.



PND는 노인에게 생기는 심각한 수술 후 합병증으로 기억 및 인지력이 저하된다. 그런데 PND의 다양한 원인 중 하나로 요즘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글림프’(glymph) 관련설을 제기해 주목을 끌었다.

글림프는 뇌내 교세포(glia)와 림프(lymph)의 합성어다. 복잡한 설명을 생략하자면 글림프는 뇌에 존재하는 교세포 의존성 림프 기능을 하는 교세포 주변의 혈관 네트워크다. 유해한 뇌내 대사산물을 청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내 대사성 폐기물을 제거하는 글림프의 기능장애는 곧바로 신경염증 및 신경장애로 이어져 알츠하이머병(치매)나 파킨슨병을 초래할 수 있다.

글림프는 밤에 활성화된다. 숙면을 취해야 뇌내 노폐물이 자는 도중 정화되고 이런 노인성 인지장애 질환에 걸릴 위험이 낮아진다. 중국 의학자들은 PND가 수술 후 마취 과정에서 글림프의 기능 저하 또는 손상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글림프 시스템에서 수로(水路) 역할을 하는 아쿠아포린-4(aquaporin-4, AQP4)는 뇌막 림프관과 순환계의 정맥에서 뇌내 노폐물이 배출되도록 공간을 형성하는데, 수술로 유발된 전신염증은 혈액-뇌장벽(BBB) 개방 및 글림프계 손상, AQP4 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신경 염증과 노폐물 제거가 감소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말초 염증물질의 뇌내 유입, 치매를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베타(Aβ)의 축적 및 접힘과 같은 뇌내 단백질 폐기물 축적은 성상세포와 미세아교세포를 활성화해(자극해) 신경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수술전후 신경장애가 수술 과정에서 투여되는 마취제 때문에 일어나며, 이는 마취제가 글림프 기능을 억제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같은 마취제라도 이소플루란이나 케타민은 글림프 억제 작용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덱스메데토미딘(DEXM)이나 프로포폴은 글림프 흐름을 증가시키며 신경 보호 특징이 있어 상대적으로 마취로 인한 해악이 적다고 분류했다.

인구 고령화로 치매나 파킨슨병, 인지기능저하를 우려하는 노장년이 늘고 있다. 아울러 과거에 고령을 이유로 기피되던 암이나 퇴행성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수술도 더 늦은 나이에 받는 추세다. 따라서 노인성 인지기능 저하와 고령 수술자의 마취 합병증을 예방 또는 완화하려면 글림프 시스템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게 숙면이다. 잠자리에 들었어도 눈만 감고 있을 뿐 깊게 잠들지 못하면 글림프 기능은 작동하지 않고 당연히 뇌내 노폐물 정화 기능도 가동되지 않는다. 최근 글림프 시스템을 활성화하려면 옆으로 누워 자는 게 가장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기왕이면 왼쪽을 아래로 하여 모로 누우면 위산식도역류 같은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심호흡도 치매 예방에 좋다. 심호흡을 하면 산소는 더 많이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는 더 많이 내뱉을 수 있다. 또 긴장과 각성을 올리는 교감신경계 기능은 낮추고, 휴식과 이완을 돕는 부교감신경계의 기능은 올려 신경계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평소보다 조금 넓은 보폭으로, 조금 빠르게 걷는 ‘세로토닌 워킹’은 5분 후에 세로토닌이 분비되고 15분 후 최고치에 이르러 우울감을 떨치고 행복감을 얻을 수 있다. 이 때 호흡은 3회는 입으로 내쉬고, 1회는 코로 들이마시는 게 바람직하다.

뇌가 좋아하는 항산화효소가 풍부한 과일과 야채, 필수아미노산, 오메가3 지방산 등을 섭취한다. 오메가3 지방산은 신경퇴행성질환의 위험을 줄이고 글림프 시스템의 기능 향상에 기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아주 소량의 알코올은 글림프 기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루 와인 한 잔 정도가 이상적이다. 아울러 업무를 볼 때 멀티태스킹을 피하고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는 습관을 들이며, 가급적 디지털기기 사용시간을 줄이도록 한다.

꾸준한 운동, 디지털중독 해방, 온열요법(좌훈, 원적외선), 기능성식품(파이토케미컬), 디톡스 식단을 통한 ‘뇌 디톡스’에 나서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는 뇌세포의 활성화와 글림프 시스템 기능 향상에 직결된다.

아울러 최신 전기자극치료인 ‘엘큐어리젠’을 통해 전신 세포에 활력을 넣는 것도 ‘브레인 안티에이징’에 추천할 만하다. 이 치료는 통증 및 염증질환에 특화돼 있긴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아 미토콘드리아 활성도가 떨어지고 생체에너지인 ATP 생산량이 줄어든 모든 노년에게 유익하다.

노화된 세포는 에너지 생산량이 감소돼 있고 세포막에서 일어나는 Na, K, P, Cl, Ca 등의 이온 교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다. 게다가 세포 주위에 지저분한 림프슬러지가 축적되고, 림프계 순환이 저하되며 노폐물의 배출이 감소된다. 림프슬러지는 일종의 ‘절연체’ 역할을 해서 세포의 전기 생산과 소통을 막기도 한다.

뇌 디톡스를 위한 생활요법을 실천하면서 엘큐어리젠요법으로 이를 지지할 수 있다면 뇌내 노폐물의 배출, 글림프 시스템 기능이 향상돼 전반적인 노화 속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확신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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