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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발 내딛기도 전에…20대 ‘신용유의자’ 3년새 25% 급증

고물가·고금리 속 취업난 겹쳐
1000만원 이하 소액 채무 대부분

입력 2024-09-09 14:42
신문게재 2024-09-10 2면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작
서울의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연합)

 

금융권에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가 된 20대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소액 대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고물가·고금리 속 취업난이 겹치면서 청년 생활고가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업권별 신용유의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한국신용정보원에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20대는 6만5887명(중복 인원 제외)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5만2580명) 대비 25.3% 급증한 수치다. 

10_20대신용유의자현황23

같은 기간 전체 신용유의자가 54만8730명에서 59만2567명으로 8%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20대 증가세가 더 두드러진다.

신용유의자는 연체 기간이 정해진 기간(대출 만기 3개월 경과 또는 연체 6개월 경과 등)을 초과하면 신용정보원에 등록되며 신용카드 사용 정지와 대출 이용 제한, 신용등급 하락 등 금융 생활에 여러 불이익을 받는다. 본격적으로 사회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경제적 어려움이 더 심화하는 구조다.

은행권에서 받은 대출을 갚지 못해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경우가 3만3610명으로 전체의 절반 수준을 차지했다. 그 뒤로 저축은행(2만2356명), 여전사(1만683명) 등 순이었다.

수십만~수백만원 수준의 대출을 갚지 못한 소액 연체자 비중이 큰 것도 청년 채무의 특징으로 나타났다.

신용평가회사(CB)에 단기연체 정보가 등록된 20대는 지난 7월 말 기준 7만3379명(카드대금 연체 제외)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연체 금액이 ‘1000만원 이하’인 경우가 6만4624명(88.1%)이었다. 20대 연체자 10명 중 9명은 소액 채무자라는 의미다.

금액이 소액인 점을 감안할 때 생활비나 주거비 등 생계 관련 어려움을 겪는 청년이 상당수일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기 둔화 여파에 일자리까지 구하지 못하며 청년층에 빚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강일 의원은 “저성장이 지속되는 중에 20대 신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청년들의 생계 어려움이 소액연체라는 결과로 드러났다”며 “청년층 소액연체를 채무조정 등 금융으로 해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와 사회 정책 등 거시적 청년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새나 기자 saen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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