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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확대하는 증권사, 지배구조 개선은 미흡

입력 2024-09-09 14:38
신문게재 2024-09-10 3면

G가 빠져있는 ESG
이미지는 생성형 AI ChatGPT 4o을 통해 생성한 ‘G가 빠져있는 ESG’ (이미지=DALL E3, 편집=이원동 기자)

 

주요 증권사들이 ‘ESG(환경·사회공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 활동이 주로 E(환경)과 사회공헌(S)에 치중돼 있어 지배구조(G) 개선 부문은 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6일 ‘기후 변화가 기업 경영과 투자 환경에 미치는 영향 분석과 관련 대응 전략’을 주제로 ‘KIS ESG 세미나’를 열었다. 지난 7월에는 국내 금융사 최초로 사업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방글라데시에서 진행한 자발적 탄소배출권 사업으로부터 10만톤 규모의 탄소배출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은 아시아 증권사 중 최초로 UN 산하 녹색기후기금(GCF)의 기후테크펀드 운용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ESG 경영에 성과를 내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사옥 내에 장애인 고용사업 등을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카페를 개설했다. 아울러 주기적으로 임직원들이 헌혈에 참여하거나, 취약계층에 물품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ESG 경영을 확대하는 것은 외부 투자 유치에 있어 ESG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올해부터 적용된 거래증권사 평가 기준에 ESG 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관련 항목 배점을 확대했다. ESG 관련 보고서 발간 건수를 평가하는 ‘책임투자보고서’ 항목은 기존 2점에서 4점으로, 사회적 책임을 평가하는 ‘ESG 경영’ 항목은 기존 3점에서 6점으로 각각 2배 증가했다. 

한국ESG기준원 주요 증권사 ESG 평가표
한국ESG기준원 주요 증권사 ESG 평가표. (표=이원동 기자)
하지만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의 ESG 경영이 환경과 사회공헌 활동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도 있다. 주주권익보호와 수익창출, 내부통제와 연관된 지배구조 측면은 아직 부족해 ‘반 쪽짜리 ESG’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2023년 기준 한국ESG기준원(KCGS)에 공시된 대형 증권사 9곳(미래에셋·한국·NH·삼성·메리츠·신한·하나·키움·대신증권)의 ESG 성적표를 살펴보면, 지배구조 항목에서 A(우수)를 받은 기업은 두 곳에 불과했다. 이어 B+(양호)를 받은 곳이 네 곳, B(보통)인 기업도 세 곳 등이다. B+ 이하 등급은 체제 개선을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한 상태로, ‘각각 양호한 지속가능경영 체제(B+)’와 ‘다소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상태(B)’를 의미한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ESG는 환경을 중심으로 한 접근이 많았고, 대표적 활동으로 강조돼 왔으나 이제는 지배구조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탠더드앤푸어스(S&P)에서는 G(지배구조)를 ‘다양한 기업 참여자들의 권리와 책임 분배에 이르기까지의 의사결정체계’로 정의하는데, 이에 따르면 환경과 사회공헌 활동도 결국 의사결정에 의해 달려있다”며 “따라서 ESG 경영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G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은 지주 회사를 설립하거나 이사진을 개편해야 하는 등 다른 분야에 비해 난이도가 높다”며 “따라서 단기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원동 기자 21cu@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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