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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배기 돈' 1금융→ 2금융으로 몰린다… 은행들 울상

요구불예금 증가세…저축성예금 감소일로
저금리 기조로 대출은 은행으로

입력 2015-04-12 16:48

‘알짜배기 돈’은 2금융으로 흘러들어가는 반면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기둥이던 은행권에는 ‘뜨내기 돈’만 들어오고 있다. 

 

더욱이 대출은 타 금융권보다 빠르게 늘면서 빌려줄 여력이 점점 줄어가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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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국은행 및 은행업계에 따르면 은행 수신구조는 점차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행의 지난해 말 요구불예금은 122조8154억원으로 전년 말대비 10.24%나 급증했다. 2월에는 128조4150억원으로 전년 말대비 4.55% 늘었다.



요구불예금이란 예금주의 요구가 있을 때 언제든지 지급할 수 있는 예금으로, 은행의 대표적인 단기 유동자금이다.

반면 지난해 저축성예금은 957조7278억원으로 전년대비 6.61% 증가에 그쳤다. 더욱이 2월에는 951조385억원으로 전년대비 0.69% 감소했다.

그중에서도 정기예금은 기준금리 인하 영향을 받아 더 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 정기예금은 578조229억원으로 3.42% 늘어났지만 2월은 565조8012억원으로 2.11%나 감소했다. 월별로 보면 지난해 12월 578조229억원, 올 1월 574조1529억원, 2월 565조8012억원으로 전월대비 각각 -1.15%, -0.66%, -1.45%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 총수신 중 총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0.76%로 줄어들었다. 이 비중은 2012년 말 0.81%에서 2013년 말 0.79%, 2014년 말 0.77%로 지속 감소세다.

이에 대해 금융권은 저금리 기조로 인해 예·적금 매력이 떨어진 데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대기성 자금이 증가한 탓에 은행 수신구조가 단기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전처럼 예·적금을 통해 목돈을 만들고 이자수익을 얻을 수 없는 가운데 정말 투자할 데도 없어 ‘맡기는’ 용도로 은행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는 은행의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평가다. 갑자기 떠오르는 투자처가 생겨 그곳으로 단기성 자금이 대거 빠질 때 최악의 경우 은행이 채권 등을 빌려야 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올 것이란 예상이다.

현재 예·적금으로 들어가야 할 돈은 2금융권으로 흘러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지난해 말 수신은 1735조1814억원으로 전년 말대비 10.09% 증가했다. 이어 2월에는 1801조2064억원으로 3.8% 늘어났다. 은행이 지난해 말대비 0.02% 증가한 것에 비하면 증가폭이 큰 것이다.

문제는 은행이 대출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월 예금은행의 대출은 523조4000억원으로 3조40000억원 늘어났다. 주택담보대출은 371조원으로 전월대비 3조9000억원 증가가 주효했다.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226조8000억원으로 4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주택담보대출은 94조8000억원으로 1000억원 감소했으며 기타대출은 132조원으로 5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같은 추세에 전문가들은 주의를 기울여 은행을 경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연구원은 “은행 예금 이탈은 예대율관리 부담을 높여 대출자산 확대를 어렵게 만든다”며 “은행이 수신을 확대하기 위해 자금조달 비용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사람들이 맡긴 돈으로 대출영업을 해 수익을 남기는 게 가장 기본적인 사업구조다. 그런데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은행은 고객이 맡긴 돈이 아닌 고객에게 돈을 빌려 대출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핵심 고객군 확대 등으로 은행 예금의 매력도 저하에 대응하는 한편 비용 효율성을 높여 수신 조달비용 상승을 상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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