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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열린 채용' 학력 안본다더니… "같은 조건이면 좋은 대학 선호"

자소서·졸업증명서 통해 학교 등 파악 가능

입력 2015-04-14 18:50

“학력은 안 본다고 하지만 결국 자소서(자기소개서) 읽어보면 다 나오는 것 아닌가요. 취업 성공사례를 보면 결국 좋은 대학 나온 사람이 붙더라고요.”



올해 국내 금융사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한 취업준비생(취준생)의 푸념이다.

 

코스닥 상장기업 취업박람회
한 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국내 금융사들이 상반기 채용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금융사들은 실제 업무능력이 뛰어난 신입사원을 뽑기 위해 ‘학력 철폐’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학력’ 기재란 만 사라졌을 뿐 결국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 위주로 선발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많은 금융사들은 ‘열린 채용’ 형식으로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열린 채용의 핵심은 학력이나 전공, 학점 등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다. 열린 채용을 하는 금융사들은 지원서에 학력과 학점 기재란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열린 채용을 하더라도 금융사 취업에 있어 학력은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각 금융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서류전형시 졸업증명서나 졸업예정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한다. 학력 기재란을 제거하고도 졸업증명서나 졸업예정증명서를 받는 이유는 선발시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졸업 혹은 졸업예정자가 아닌 사람을 채용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졸업증명서를 제출하면 고스란히 학력은 노출될 수밖에 없다.

금융사 한 관계자는 “열린 채용으로 학력을 보지 않겠다는 것인 학력 기재란을 제거했다는 ‘상징적 의미’일 뿐”이라며 “그렇다고 고졸을 선발하지는 않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른바 ‘SKY’ 등 국내 유수의 대학을 나온 응시자들은 자기소개서 기재시 학력을 어필하고 있다. 때문에 학력 기재란을 제거해도 학력이 노출될 수 밖에 없는 맹점이 발생한다.

금융사 관계자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나 스펙을 갖추지 않는 이상 서류전형시 학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다른 모든 조건이 비슷하다면 좀 더 좋은 대학 출신자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재채용시 학력이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금융사가 ‘열린 채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조직생활에 대한 적응력이나 실제 업무능력을 보기 위해서다.

또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열린 채용을 하겠다는 것은 ‘금융 3종 세트’로 불리는 자격증 취득 등 이른바 스펙에만 몰두하는 취업문화를 철폐하겠다는 의미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취준생이라면 스펙 대신 실제 업무에 필요한 능력에 집중해 도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심상목 기자 ss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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