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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진’ 벤처투자 16조(20조) 시장 도약 가능하려면

입력 2024-10-03 13:22
신문게재 2024-10-04 19면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부가 국내 벤처투자 시장 규모를 2027년까지 16조원(2030년까지 20조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지난해 8월 발표한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의 비전으로선 좀 늦어지긴 했지만 ‘선진 벤처투자 시장 도약 방안’은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도를 높일 내용들이다. 새로운 도약이 절실한 상황에서 벤처·스타트업(창업기업) 글로벌화의 ‘구원투수’가 되게 해야 한다.

글로벌 투자 유치 규모를 10배 혹은 5배 늘린다는 계획을 뒤집어보면 작년의 빈약함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범위를 넓혀 작년 이전의 15년간(2008~2023년)을 통산할 땐 연평균 16% 성장했다. 전세계 성장률 13%에 뒤지지 않는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유동성 확대로 호황기를 구가하기도 했다. 고위험 투자라는 인식이 없지 않지만 벤처투자조합 제도화 이후 청산된 펀드는 연평균 9%의 고수익을 거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연히 달라져 유유자적할 수 없다. 벤처투자법 제정 등으로 정부가 힘쓰고 산업 전망이 밝은 것이 전부는 아니다. 확실한 지표 없이는 관망하기 마련이다. 그것이 벤처투자자의 생리이기도 하다. 미국, 중국, 영국, 인도 다음으로 벤처투자가 있다고 해서 벤처투자 강국처럼 자만해서는 안 된다. 2차 벤처 붐이 왔다며 반기던 3년 전을 회고해 보자.

작년 11조원인 국내 벤처투자시장 규모 중 전체 생태계를 보면 인공지능과 로봇 관련 스타트업 등 유망산업에만 투자금이 몰리는 현상 또한 극복할 과제다. 벤처투자 비수기가 따로 없는 것이 최근 추세라고 봐야 한다. 급감하는 대형 투자를 봐서는 벤처투자 심리 위축을 깨는 일이 급선무일 것 같다. 투자 참여 주체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큰 줄기는 규제 완화다. 싱가포르 등에 설립하기로 한 글로벌 투자유치 모펀드(K-VCC)는 유인책으로서 괜찮은 방안이다. 다만 정부 모태펀드 등 소수 투자자 중심의 한계는 딛고 일어서야 한다.

올 상반기 투자 금액 75%가 수도권 기업일 정도의 극심한 편중도 국내 벤처 투자 시장에는 벽이 아닐 수 없다. 2027년까지 비수도권 전용 벤처펀드 1조원 추가 조성 계획에 지방이 그만큼 주시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시지 않은 데다 중동 분쟁도 투자 심리 위축 요인으로 가세한다. 쉽지 않지만 벤처투자 시장 도약 방안이 민간 투자에 급반전을 이뤄 제3의 벤처 붐을 일으키는 기점이 돼야 할 것이다. 시장 불확실성으로 투자 시점을 저울질하는 투자자의 확실한 관심을 끄는 게 언제나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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