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상장폐지' 알면서도 경남기업 주식 사들인 이유는

"대박 아니면 쪽박" 도박 같은 투자

입력 2015-04-15 15:27

경남기업이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 1973년 2월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주식시장에 상장했으나 자본 전액 잠식으로 42년 만에 퇴출당했다.



정리매매 마지막 날인 14일 경남기업 매도·매수 물량이 쏟아졌다. ‘휴지 조각’이 돼버린 주식을 버리는 심정은 알 만하다. 그러나 상장폐지를 눈 앞에 두고도 경남기업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도 있었다.

 

경남기업 추가 압수수색, 성완종 회장은 경영권 포기
경남기업이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됐다. 사진은 검찰 압수수색 중인 서울 동대문구 경남기업 본사로 관계자들이 드나드는 모습.(연합)

 

금융투자업계는 이를 비정상적인 투기 심리로 보고 있다. ‘모 아니면 도’, 도박과도 같다는 것이다.

증시에서 상장폐지된다고 그 기업이 당장 망하는 것은 아니다. 외부 자금이 들어오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경남기업이 재상장된다면 엄청난 수확을 거두리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경남기업은 14일 113원으로 상장기업으로서 마지막 주가를 썼다. 경남기업 주가는 지난해 말 4810원이었고 역사적 최고가는 1994년 22만5000원이다.

서남기 한국거래소 부장은 “경남기업이 오랫동안 업력을 이어왔기 때문에 이 회사가 살아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정리매매 마지막 날 사람들이 산 것 같다”며 “113원이면 매우 싸다고 생각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 부장은 “이들은 5~10년 뒤 경남기업이 500~1000원으로 다시 살아난다면 5~10배 수익을 볼 수 있다”며 “기업 회생을 바라고 복권 산다는 마음으로 투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이사도 “10~20원이 아닌 113원이면 비싸게 끝난 것”이라며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중에 100% 감자(자본 감소)하면 ‘0’이 되지만 재상장되면 5000원 이상으로 뛸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팬택과 LG카드가 상장폐지될 때에도 비슷한 수요가 있었다”며 “마지막 정리매매 기간에는 상·하한가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이 때 사들이는 것은) 완전히 도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를 일반적인 투자심리로 보기는 어렵다”며 “경남기업의 경우 정치권 비리와 성완종 전 회장 등 오너가 없어진 회사이기 때문에 이런 매매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부장도 “최대주주가 기업을 살리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사재를 털어서라도 할텐데 지금 상황은 그런 것 같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유혜진 기자 langchemist@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