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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미아리 떠난 젊은 역술인들, '스마트폰' 속으로

[It Place]

입력 2015-09-23 07:00
신문게재 2015-09-23 11면

미아리를 떠난 젊은 역술인들은 어디로 갔을까. 최근 역술인들의 ‘힙플레이스’로 떠오르는 곳은 수원 화성과 울산이다. 특히 화성은 한집 걸러 하나는 점집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새로운 점성촌으로 각광받고 있다.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약 100여곳의 점집이 성업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불광동, 천호동, 이화여대 앞 사주카페와 타로카페, 서울 강남역 일대와 압구정동 일대가 역술인들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역술인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은 바로 온라인세계다. 매일 운세를 보는 온라인사이트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발달하면서 젊은 역술인들도 ‘모바일 퍼스트’ 세계에 빠져 들었다.


◆기자가 만난 역술인… 8대째 세습무 노형섭 박사 “점쟁이가 늦게 가란다고 늦게 갈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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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 약사암 노형섭 박사(왼쪽)가 기자의 사주를 봐주고 있다.(사진=양윤모 기자)
 
수유역의 한 오피스텔에 위치한 ‘계룡산약사암’. 이곳의 노형섭 박사는 할머니 때부터 8대째 내려온 세습무다. 그는 할아버지 귀신을 섬긴다고 했다.

오피스텔 문을 열고 들어서 영화에서 흔히 접했던 울긋불긋한 병풍과 마주했다. 병풍에는 할아버지 귀신으로 추정되는 이의 그림이 그려져있고 병풍 앞 상에는 특이하게 위스키가 놓여져 있었다. 노 박사 설명으로는 “손님들이 가져온 것”이다. 천장은 복을 빌어주는 등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노 박사는 “왼손은 선천적이고 과거의 일, 오른손은 후천적, 앞으로 일어날 일을 의미한다”며 기자에게 “골골 100세, 역마살이 있고 일복 많고 ‘로또당첨’같은 재수는 없는 소팔자”라고 설명했다. “연애운이 적고 결혼을 해도 주말부부로 살 수 있는 골방사주이니 늦게 결혼하는 게 좋다”고 덧붙이는 그에 발끈하는 순간 반문이 돌아온다.

“가까운 곳에서는 사람을 못 찾아요. 주변에 널리 알리세요. 점쟁이가 늦게 가라 그랬다고 정말 늦게 갈 겁니까?”

운명은 점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평범한 교훈은 언제나 옳다.

글=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사진=양윤모 기자 yy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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