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비바100] 추억이 방울방울… 부산에 가면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목욕탕, 하울의 모자가게가 있다

[It Place] 부산에서 열리는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건축展'

입력 2015-10-07 07:00

wlqmfltmxbeldh

 

토토로가 소녀 메이를 만나는 저택, 마루 밑 아리에티의 방, 붉은 돼지의 격납고 그리고 센과 치히로의 목욕탕. 우리는 영화를 보지만 공간이 그곳에 있었다.

 

11월 29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건축展 - 부분을 보면 전체가 보인다’에 평균 2500여명이 다녀가면서 부산의 ‘핫 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3045 세대가 열광했던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살아있는 공간은 유년 시절의 추억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천공의 성 라퓨타’는 또 어떤가. 디오라마(축소 모형과 풍경)를 보노라면 흡사 동화 어린왕자에 나오는 B-612에 착륙한듯한 착각에 빠진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모자 가게가 완벽 복원돼 친근함을 더하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센의 부모가 정신없이 음식을 먹었던 포장마차가 재현돼 반가움을 더한다.

 

tlfwpwlqdlfkfkfkfkf
2001년 10월 개관한 '미다카의 숲 지브리 미술관' 중앙홀 모습. 지브리는 애니메이션 속 집을 그대로 복원했다.(사진제공=대원미디어)

 

일본 장인의 손을 거친 총 450점 원화와 다수의 입체모형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에 리얼리티를 불어넣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건축물에 초점을 맞춘다.



이 전시회를 기획한 스튜디오 지브리는 “1985년 창립한 이후 작품에 등장하는 건축물의 배경화와 미술보드, 미술설정 등 제작 자료를 공개함과 동시에 대표적인 건축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설계의 근원을 알아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시회 측은 “건물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매력 중 하나는 건물과 인간의 접점”이라고 강조하고 “여태껏 목욕탕을 비롯해 가르티에라탱, 하울의 움직이는 성, 만복사, 구초키 빵집, 사스키와 메이의 집, 라퓨타 성 등 매 작품마다 그 작품의 특징이 되는 개성적인 건축물을 디자인 해왔다. 수많은 문화와 수많은 환경에 맞춰서 지은 건물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브리의 두 거장을 만나다

fkfkfkfkfkfkfkfkfk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원화(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마녀 배달부 키키’의 전원적인 주택, 요리와 식사를 동시에 하는 다이닝 부엌, 센과 치히로의 배경이 되는 목욕탕 실사화.(사진제공=대원미디어)

 

2014년 7월부터 12월까지 도쿄 ‘에도 도쿄 박물관’에서 ‘지브리 입체건조물展’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전력이 있는 전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미타카의 숲 지브리 미술관기획전’을 위해 제작돼 지금껏 한 번도 해외에 전시된 적 없는 입체모형 5점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시의 감수를 맡은 건축가 후지모리 데루노부는 “실제 건축을 평론하듯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에 등장하는 건축물에 대해 평론하는 재미가 남다르다. 애니메이션 팬 뿐만 아니라 건축이나 디자인을 좋아하는 관람객도 즐길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건축展’은 총 8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섹션 ‘두 감독’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명감독인 다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최근작인 ‘가구야 공주 이야기’, ‘바람이 분다’로 구성된다. 또 해외 수출을 통해 큰 호평을 받은바 있는 텔레비전 장편 시리즈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주요 배경도 전시된다.

또 다른 섹션 ‘뜻’에서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차세대 감독들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미야자키 고로의 ‘고쿠리코 언덕에서’, ‘게드전기-어스시의 전설’과 요네바야시 히로마사의 ‘추억의 마니’, ‘마루 밑 아리에티’ 그리고 지브리의 작고한 천재 감독 곤도 요시후미의 ‘귀를 기울이면’의 원화와 세 점의 모형으로 구성돼 있다.

홍보를 맡은 주식회사 입니다의 박소민 실장은 “원화를 보고 사진 인줄 알고 사진 촬영을 할 정도로 작품의 사실성이 남다르다”고 소개했다.

‘프로듀서’ 섹션에서는 스즈키 도시오 프로듀서의 눈으로 본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 속 건축의 비밀을 엿볼 수 있으며 지브리 미술관 모형이 전시된다. 현장에서 만난 대학생 김현준(26)씨는 “실제 지브리 미술관을 가본 사람이라면 감탄 할 정도로 정교한 미술관 내부 디테일이 살아있다”며 감탄했다. 

 

 

◇애니 속 집들이 현실 세계로

 

33
'지브리' 애니매이션에 나오는 집을 그대로 본떠서 만든 모형물.(사진제공=대원미디어)

유럽의 건축을 주제로 한 ‘서양’ 섹션에는 지브리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모자 가게 실측 세트, ‘마녀 배달부 키키’가 일했던 구초키 빵집 미니어처, ‘붉은 돼지’의 원화가 전시돼 있다.

유난히 사람이 몰려 있는 ‘혼돈’ 섹션에서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목욕탕 모형을 만날 수 있다. 성인 키를 훌쩍 넘는 압도적 크기가 놀라움을 자아낸다. 원작에서 봤을 법한 기묘한 공간에 실제로 발을 내딛는 순간 떠오르는 추억이 방울방울 떠오른다. 센이 목숨을 걸고 건넜던 건물 철난간, 강의 신이지만 오물의 신으로 오해받던 가오나시가 건넌 다리 등이 아련한 추억을 되살린다.

일본의 건축 양식을 엿볼 수 있는 원화와 모형들로 그득한 ‘일본’ 섹션에는 다카하타 이사오의 ‘이웃집 야마다군’,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추억은 방울방울’의 원화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노노케 히메’의 원화 그리고 ‘벼랑위의 포뇨’의 소스케의 집 모형이 전시돼 연령대를 어우르는 친근함을 자아낸다.

 

2015100701010003129
'WORK SHOP'에서 한 관람객이 종이모형 집으로 마을을 꾸미고 있다.(사진제공=대원미디어)


가장 눈에 띄는 전시는 입구에 일본 주거 양식의 특징인 다다미 방이 돋보이는 ‘이웃집 토토로’의 사스키와 메이의 집 모형이다. 책과 시청각 자료로만 봤던 다다미방의 이해도를 높이는 한편 원작의 추억을 고스란히 되살린다.

 

‘공상과 예감’ 섹션에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초기 작품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천공의 성 라퓨타’ 그리고 뮤직비디오 ‘온 유어 마크’의 원화와 모형이 전시된다. 특히 ‘천공의 성 라퓨타’의 주인공 파즈가 일하는 탄광 모형은 관객들이 놓칠 법한 ‘구멍’이 있으니 꼭 눈으로 확인하길 추천한다.

 

이외에 영화에는 나오지 않은 일본과 유럽의 건축 도구를 볼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수작업’ 섹션, 관람객이 이상적인 집을 만들 수 있는 체험형 공간‘WORK SHOP’ 등도 마련된다.

전시회 총괄을 맡은 대원 미디어의 강명진 부장은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되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전시인 만큼 경남 지역 주민의 문화에 대한 갈증 해소를 기대한다. 전시 중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2015년 10월1~10일)와의 시너지로 2015년 가을 가장 기대되는 전시가 될 전망”이라고 자신했다. 

 

36

부산=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