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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소 맞고 전투력 증강, 출처불명 로블로의 힘?

입력 2016-03-20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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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켈리와 안토니오 카를로스 주니어의 경기 장면 캡처
‘건드리지 말아야할 부위(?)를 건드렸어!’

 


UFC 경기에서 급소를 맞은 후 전투력이 급상승해 대역전승이 일어나는 승부가 벌어졌다.



미들급 파이터 다니엘 켈리(39,호주)가 그 경기의 주인공이다. 남자의 급소인 낭심을 가격당한 후 돌변해 엄청난 기세로 단숨에 끝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엄청난 괴력(?)에 지켜보던 이들은 깜짝 놀랐다.

20일(한국 시간)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 엔터테인먼트 센터에서 펼쳐진 UFC Fight Night 미들급 매치에 출전한 켈리는 승산이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타격이나 그래플링의 정교함에서 상대인 안토니오 카를로스 주니어(27,브라질)보다 밀린다는 혹평을 받았다. 나이 차이도 많아 노장 켈리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불리했다.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부분은 호주 유도국가대표 출신답게 그라운드였지만 강점이라기보다는 유일한 돌파구에 불과했다.

일단 테이크다운에 성공해야 그라운드에서 포인트를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 카를로스 주니어의 뛰어난 주짓수 실력을 생각한다면 그라운드에서의 승부도 장담할 수 없었다. 카를로스 주니어는 2014년 TUF 시즌3 우승자 출신으로 주짓수 블랙벨트였다.

경기 중반까지 켈리는 특별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열심히 압박은 했지만 스탠딩 타격에서 잔매를 계속해서 허용하며 포인트에서 밀렸다.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다가 외려 자신이 역으로 넘어가며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차분한 카를로스 주니어를 빈틈을 공략할 적절한 수가 없어보였다.

그 순간 대변수가 발생했다. 카를로스 주니어의 니킥이 켈리의 낭심을 가격했고 심판은 빠르게 스톱 사인을 내렸다. 큰 체구의 켈리였지만 급소 가격에는 방법이 없는 듯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켈리는 이를 악물고 곧바로 경기를 진행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휴식은 없었다.

보통 로블로를 당하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려 한다. 고통과 충격이 워낙 커 데미지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싸우게 되면 페이스가 엉망이 되어 경기를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충격이 심할 경우 아예 경기가 중단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나 켈리는 달랐다. 급소를 가격당한 분노가 컸던 탓일까. 로블로의 충격도 잊은 채 곧바로 거침없이 카를로스 주니어에게 달려들었다.

파워풀한 타격은 물론 클린치 싸움에서도 갑자기(?) 적극적이었다.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카를로스 주니어를 크게 들쳐서 옥타곤바닥에 매치려는 시도에서 관중들의 함성이 터졌다. 분명 이전까지의 켈리와는 분위기부터 차이가 났다.

갑자기 딴사람이 된 켈리의 엄청난 기세에 카를로스 주니어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켈리는 전진을 거듭하며 압박을 멈추지 않았다. 당황한 카를로스 주니어가 태클을 통해 시간을 벌어보려 했지만 이를 막아낸 켈리가 상위 포지션을 차지했다. 켈리는 바닥에 넘어진 카를로스 주니어에게 쉴새 없이 파운딩을 쏟아 부었다. 거침없는 파운딩은 멈추질 않았고 결국 심판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난데없이 전투력이 상승한 켈리의 경기력은 변신에 가까웠다. 건드리지 말아야 될 곳을 침공당한 켈리의 믿을 수 없는 순간적 각성이었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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