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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지만 강한 헌트, 40대 돌주먹 계속된다

입력 2016-03-2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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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헌트(사진출처=UFC 공식 홈페이지)

UFC 헤비급에서 활약 중인 마크 헌트(42,뉴질랜드)는 74년생의 노장이다. 

전성기가 지났어도 몇 번은 지났을 나이지만 그는 여전히 건재하다. 내구력이 좋고 펀치력이 무시무시해 젊은 선수들도 정면대결을 피한다. 뚜벅뚜벅 걸어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헌트는 젊은 시절에 비해 스피드나 맷집, 완력은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현재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다른 선수들을 압박하고 이길 수 있다. 나이 먹으면서 생긴 노련미는 또 다른 강점으로 작용한다. 팬들 사이에서는 전형적 ‘인자강(인간 자체가 강하다)’으로 통한다.

20일(한국 시간)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 엔터테인먼트 센터에서 열린 UFC Fight Night 85대회에서 헌트는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날 그와 맞붙었던 선수는 프랭크 미어(37,미국)다. UFC 프랜차이즈급 스타다. 

헌트가 미어를 때려눕히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라운드 3분 1초다. 느리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스텝과 침묵의 수 싸움이 오고가는 대치 상태 속에서 한 방으로 끝내버렸다. 

헌트는 MMA 무대에 들어서고 지금까지 파이팅 스타일이 늘 같다. 전형적인 타격 위주에 킥도 잘 안 쓰고 펀치만으로 끝낸다. 펀치 역시 다양한 무기를 섞기보다는 훅, 어퍼컷 등 단발성 위주다. 

그렇다고 스텝을 날렵하게 밟는 선수도 아니다.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듯 상대에게 다가가 지체 없이 펀치를 날린다. 느린듯하지만 타이밍을 잘 잡고 순간적으로 상대 스텝을 묶고 펀치 각을 만들어내는 움직임에 능하다. 펀치가 묵직해 풀스윙을 날리기보다는 정확하게 때린다. 

일단 맞추기만 하면 상대는 큰 충격을 받기 때문에 무리해서 궤적이 클 필요가 없다. 단조롭고 투박하게까지 보이지만 그러한 패턴이 정점에 달하면 어떤 파괴력을 보여주는지 제대로 알려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헌트는 미어와의 대결에서 단순하지만 강한 패턴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줬다. 헌트는 앞으로 들어가면서 원투공격을 시도하는데 미어는 경기 중 세 차례나 피해버렸다. 잽을 치다가 훅을 날렸는데 미어는 고개를 숙여 회피했다. 

보통 이러한 경우 일반적인 선수들 같으면 다음번 원투를 칠 때는 마무리로 어퍼컷을 친다. 세 번이나 실패했을 뿐더러 고개를 숙이는 동작에서는 어퍼컷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헌트는 달랐다. 일단 잽을 넣어 미어의 길목을 막고 이어서 바로 훅을 시도했다. 미어는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고개를 숙였다. 놀라운 것은 헌트는 훅의 각도만 밑으로 내려 내려찍듯이 미어를 가격했다. 고집스러울 정도의 근성(?)과 천부적 타격 센스의 합작품이었다. 헌트의 낮은 훅은 미어의 왼쪽 귀 뒤쪽에 제대로 들어갔고 경기는 거기서 끝났다. 

물론 여기에는 헌트의 남다른 타격감도 한몫했다. 앞서 언급한대로 헌트는 활발하게 스탭을 밟지는 않지만 타이밍을 잘 잡는 움직임으로 회피와 반격을 모두 잘한다. 특히 펀치를 칠 때는 자신이 제대로 때릴 수 있는 자세와 타이밍을 만들어낸다. 

이날 경기 역시 근접 거리에서 헌트가 공격거리를 제대로 만들어냈고 순간적으로 당황한 미어의 스탭이 잠깐 꼬였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헌트는 바로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저격수처럼 한방을 날렸다. 헌트이기에 가능한 플레이였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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