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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지 만난 최홍만, 그리운 괴수 시절

입력 2016-03-30 18:10

출전 소감 밝히는 최홍만<YONHAP NO-1836>
밥 샙, 세미 슐츠를 떨게 했던 최홍만의 과거 파이팅을 그리워하는 격투기 팬들이 많다.(연합)

 

로드 FC에서 활약중인 최홍만(36,프리)은 격투기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주고 있는 선수다.



동양 선수들이 생존하기 힘든 헤비급무대에서 최홍만은 한때 세계 정상의 선수들을 잡는 괴수 캐릭터까지 뽐냈다. 지금의 경기력만 보면 상상하기 힘들지만 최홍만은 서양의 거대한 파이터들도 힘겨워하던 강력한 거인이었다.

놀라운 신체조건(218cm·160kg)과 특유의 쇼맨십을 바탕으로 씨름 선수로 활약할 당시부터 남다른 시선을 모았던 최홍만은 입식격투기 K-1에서 활약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의 최홍만은 팬들 사이에서 종종 언급되는 대표적 ‘인자강(인간 자체가 강하다)이었다. 씨름 외에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잠깐의 훈련만으로도 K-1 일류 파이터들도 버거워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무시무시한 완력과 내구력은 최고다.

짧게 끊어 치는 그의 펀치는 팬들 사이에서는 ‘핵꿀밤’, ‘토닥토닥 펀치’ 등으로 조롱받기도 했지만 워낙 힘이 좋고, 높은 타점에서 내리치듯 쏟아져 맞는 선수들은 큰 충격을 받고 휘청거렸다.

무엇보다 대단했던 것은 사기 맷집이었다. 최홍만은 워낙 신장이 커서 정타로 안면을 잘 맞지 않았다. 맞았다 해도 곧바로 반격을 해버렸다. 그러한 최홍만의 모습에 상대 선수들은 급격히 당황하기 일쑤였다.

최홍만은 하체 맷집까지 좋았다. 로우킥 마스터중 한명인 레미 본야스키(40,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라운드 내내 로우킥 세례를 받았음에도 끝까지 견뎠다. 제롬 르 밴너(44,프랑스)마저 사이드를 돌며 아웃파이팅을 펼치게 만들었다.

최홍만의 강력함은 같은 거인 파이터들을 상대로도 통했다. 전성기 밥 샙(196cm,170kg)은 근육질 흑인 괴수로 유명세를 떨쳤다. 체구와 파워는 좋았지만 격투 수련 경험이 거의 없었던 그는 데뷔 초창기 입식 격투 최강자로 군림했던 최고의 테크니션 어네스트 후스트를 무려 두 번이나 잡아내며 악명을 떨쳤다.

거인이면서도 기술까지 좋았던 세미 슐트(212cm)는 K-1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파이터로 통하는 괴물이다. 최홍만은 밥 샙과 슐트와의 맞대결에서 정면 압박으로 승리를 거뒀다.

힘에서 밀려본 적이 없던 밥 샙은 괴로운 표정으로 몸부림을 쳤고 링 구석으로 밀리던 슐트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최홍만은 단순히 사이즈로 작은 선수들을 누르기만 한 게 아닌 같은 거인들을 상대로도 우세를 점하던 선수였다.

최홍만의 괴력은 종합 무대에서도 통했다. 미들급 파이터 미노와맨(40,일본)에게 서브미션으로 무너진 굴욕의 역사가 있기는 했지만 그때는 뇌종양 수술 이후 괴력을 잃었던 때이다.

한창 기운이 넘쳐날 때의 최홍만은 ‘60억분의 1’로 명성을 떨치던 ‘얼음황제’ 에밀리아넨코 표도르(40,러시아) 까지도 당황스럽게 했다. 비록 현격한 기술차이로 인해 패하기는 했지만 표도르의 테이크다운에 꿈쩍도 안하고 외려 되치기를 성공시키던 모습은 지켜보던 이들을 경악케 했다.

아쉽게도 예전의 두꺼웠던 근육과 힘을 상당 부분 상실해버린 최홍만은 로드 FC에서 조차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현재 로드 FC 헤비급은 전성기가 한참 지난 마이티 모(45,미국)와 마이너무대 노장 카를로스 토요타(44,브라질) 등이 지배하는 상황이다.

심건오(27,프리)와 김재훈(26,압구정짐)은 한계를 드러내며 기대주 라인에서 조차 멀어진 상태며 최무배(46,최무배짐)역시 너무 노쇠했다. 명현만(30,압구정짐) 정도가 마지막 보루로 꼽힌다.

때문에 많은 팬들은 한창때의 최홍만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다. 예전의 최홍만 이라면 아오르꺼러(21,중국) 정도에게 불안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편 여고생 파이터 이예지는 29일 한강공원을 찾아 북경에서 열리는 XIAOMI ROAD FC 030 IN CHINA 대회 출전을 앞둔 최홍만을 응원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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