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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챔피언’ 비스핑 얼굴 망가뜨린 헨더슨… 끝까지 위험한 남자

입력 2016-10-10 14:36

MMA-UFC/204/ <YONHAP NO-1299> (REUTERS)
UFC 파이트 나이트 204에서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왼쪽)이 댄 핸더슨에게 강력한 왼발 미들킥을 날리고 있다. 비스핑이 판정승을 거두었다. (연합)

 

UFC 댄 헨더슨(46,미국)이 마지막 경기에서도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헨더슨은 9일(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벌어진 UFC 204 대회에서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36,영국)과 미들급 타이틀매치를 벌였다.

모든 면에서 헨더슨에게 불리했다. 비스핑은 최근 챔피언에 등극했을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비록 실력에서는 상위 5위권도 힘들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럭키 펀치로 루크 락홀드(30,미국)를 꺾었다고는 하지만 챔피언에 오른 자체만으로도 위대한 업적이다.

반면 경기 전부터 은퇴 의사를 밝혔던 40대 후반에 접어든 헨더슨은 예전에 비해 신체능력이 떨어진 상태다. 파워는 아직 녹슬지 않았다고 해도 순발력, 반사신경은 물론 체력적인 면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옵션도 다양하지 않다. 오버핸드라이트를 휘두르는 헨더슨 스타일은 이제 모르는 선수가 없다. 헨더슨을 상대할 때 딱 하나만 조심하면 된다. 운동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원 패턴으로 이제껏 생존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경기가 펼쳐진 곳도 비스핑의 홈인 영국이다. 영국 팬들은 일방적으로 비스핑을 응원했다. 비스핑에게 두 차례나 로블로를 당해 고통스러워하는 헨더슨에게 야유를 퍼부었을 정도다. 헨더슨 입장에서 유리한 요소는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여러 무대에서 활약하며 수많은 빅네임들과 싸워본 헨더슨은 은퇴를 앞두고도 당당하기만 했다. 중계방송을 맡은 김대환 해설위원이 적금형(비스핑)과 로또형(헨더슨)으로 비유했듯이 두 선수의 파이팅스타일은 판이하게 다르다.

비스핑은 신장과 리치를 살려 옥타곤을 넓게 쓰는 부지런한 패턴이 특기다. 복싱과 킥복싱에 모두 가능해 다양한 공격을 펼칠 수 있다. 체력이 좋아 5라운드 내내 일정한 수준으로 타격을 할 수 있다. 한방의 파워가 떨어져 상대보다 훨씬 많이 때려놓고도 마무리를 못하다가 큰 공격을 허용해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

헨더슨은 반대다. 패턴도 단순하고, 펀치 파워가 강하다. 작은 펀치들을 맞아가면서도 한방을 노린다. 비스핑과의 1차전이 딱 그랬다. 정타횟수는 비스핑이 많았지만 한번 잡은 찬스에서 헨더슨의 한방이 터졌고 거기서 승부는 끝나버렸다.

이날 경기 역시 비슷한 흐름으로 진행됐다. 홈팬들의 성원까지 등에 입은 비스핑은 1차전과 달리 자신만만하게 헨더슨은 압박했다. 예전에 비해 기량이 저하된 헨더슨은 앞으로 치고나가기보다는 뒷걸음질치며 카운터를 노렸다.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정타횟수에서도 헨더슨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헨더슨도 만만치 않았다. 얻어맞으면서도 계속해서 기회를 노렸고 1,2라운드 막판 한방을 터트리며 비스핑을 위기에 빠뜨렸다. 노련해진 비스핑이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면 거기서 경기는 끝날 수도 있었다. 은퇴를 앞두고도 헨더슨은 여전히 위험한 남자였다.

문제는 체력이었다. 만약 헨더슨이 체력만 어느 정도 받쳐줬더라면 비스핑을 잡아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2라운드 이후 급격히 체력이 방전된 헨더슨은 더 이상 괴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이후는 비스핑 위주로 경기가 진행됐다. 5라운드까지 버티어낸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을만했다.

경기 후 양선수의 얼굴만 놓고 보면 비스핑이 패자인 듯 보일정도였다. 그만큼 헨더슨의 한방은 위력적이었다. 비록 헨더슨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많은 나이에도 끝까지 투혼을 잃지 않은 위대한 노장 헨더슨을 팬들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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