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비바100] 핸들 안잡고 고속도로 씽씽…평행주차 알아서 척척

국내 완성차 업계 자율주행기술 어디까지 왔나

입력 2023-05-08 07:10
신문게재 2023-05-08 12면

 

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스스로 주행하는 자동차가 곧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ICT 업계의 협력으로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서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놓은 채 이동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 기술을 레벨0부터 레벨5까지 6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지금까지 상용화된 반 자율주행이라 불리는 기술은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에 손을 대야 하는 레벨2의 자율주행 기술이다. 국내 완성차업체가 개발한 고속도로주행보조(HDA)도 레벨2의 기술에 해당된다.

지금까지 국내 완성차업계는 자율주행 2단계와 3단계의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 수준에 머물러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율주행 4단계 이상의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와 함께 실증에도 적극적이다.
 

사진7) 현대차그룹, EV9에 적용된 SDV 기술 공개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 마련된 확장현실(XR) 기반의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 체험 공간의 모습.(사진제공=기아)

 

◇기아 EV9, 자율주행 레벨3 적용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완성차업체 중 처음으로 레벨3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레벨3부터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자동차의 주행을 제어하고 주행 중 변수 감지를 담당한다. 흔히 생각하는 자율주행의 개념과 동일하다. 고속도로, 자동차도로 등 일정한 조건에서 상당시간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때고 주행할 수 있다. 기상악화와 차선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 아니면 운전자는 운전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면 된다.

사전계약을 진행 중인 기아의 대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 EV9에 자율주행 레벨3의 고속도로부분자율주행(HDP)가 적용된다. 현대차그룹의 HDP는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 본선 주행 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앞 차와의 안전거리 및 차로를 유지하며 최고 80km/h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는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이다. 작동 도로, 주행 환경, 차량 및 운전자의 상태 등의 작동 환경이 적합할 시 사용이 가능하며, HDP가 해제되는 경우를 대비해 항상 직접 운전 가능한 상태를 유지해야한다.

EV9은 2개의 라이다(Lidar)를 포함한 총 15개의 센서와 정밀지도, 통합 제어기 등을 장착해 도로 환경에 맞춰 속도를 조절함은 물론, 전방 차량 및 끼어드는 차량을 판단해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 상황에서 탑승자의 안전을 가장 먼저 고려해 대응할 수 있는 기능도 갖췄다.

만약 EV9의 시스템이 고장이 나거나 도로위 자율주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운전자에게 제어권 인수를 요청한다. 만약 운전자의 신변에 이상이 생길 경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정차를 위한 주행에 나선다. 또한, 지속적인 무선 업데이트로 HDP에 대한 기능이 항상 최신의 소프트웨어로 유지된다.

(사진2) 로보라이드 차량이 테헤란로 일대를 주행하는 모습
로보라이드 차량이 테헤란로 일대를 주행하는 모습.(사진제공=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레벨4도 곧 상용화 예고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6월부터 자율주행 기술 레벨4를 적용한 전기차 아이오닉5로 승차를 공유하는 카헤일링 시범 서비스인 ‘로보라이드(RoboRide)’의 실증에 나섰다. 앞서 지난 2019년부터 강남 지역에서 자율주행 시험을 거듭하며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쌓아왔다.

강남 지역은 서울에서도 가장 혼잡한 곳으로 꼽히는 왕복 14차로의 영동대로, 왕복 10차로의 테헤란로와 강남대로를 포함하고 있으며, 버스와 트럭부터 오토바이까지 다양한 교통수단이 혼재되어 많은 주의를 필요로 하는 곳이다. 현대차그룹의 로보라이드가 고도로 발전할 경우 소비자는 차량을 직접 소유하는 것에 비해 낮은 비용으로 충분한 이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이동과 거주 관련 사회문화도 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다양한 도로 상황에 대해 자율주행 시스템의 인식·판단·제어과정에서 오류 발생 가능성이 있으며, 복잡한 시스템 구성으로 사고 발생시 시스템, 제조사, 통신 등 책임 소재 파악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현대차그룹 우선 임직원으로 구성된 체험단을 대상으로 로보라이드 서비스를 운영해 자율주행 기술의 고도화를 추진한다. 선발된 임직원은 앱을 통해 로보라이드 차량을 호출하고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현대차·기아는 향후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서비스 지역을 강남 도산대로, 압구정로 일대 등으로 점차 넓혀갈 계획이다.

 

clip20230507040744
‘e-코너 시스템’ 장착된 아이오닉 5의 크랩주행 특수 모션 시연모습.(사진제공=현대모비스)

 

◇미래 모빌리티 주행을 위한 기술개발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서 모빌리티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기술도 개발돼 실증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현대모비스는 ‘크랩주행’ ‘피봇턴’ ‘제로턴’ 등 다양한 특수모션이 가능한 ‘e-코너 시스템’을 적용된 아이오닉5 실차의 주행모습을 공개했다. e-코너 시스템은 구동 모터와 로테이션 조향 기능, 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을 통합 모듈화해 각 바퀴에 탑재한 미래 모빌리티 융복합기술이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되는 모빌리티에 탑재될 경우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져 운송모빌리티 구현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특히 크랩 주행은 비좁은 주차 여건에서 난제였던 평행주차를 복잡한 핸들 조작 없이도 누구나 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후진으로 막다른 길을 돌아 나가야 하는 난감한 상황도 제로턴 한번이면 손 쉽게 전진 주행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e-코너 시스템은 기존 구동시스템이 바퀴에 적용되는 인휠 시스템을 기본으로 한다. 때문에 구동력을 바퀴에 전달해주는 기계 부품이 필요 없어 구동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그 공간을 활용해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어 전기차의 경우 주행가능거리가 늘어난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5년 안에 e-코너 시스템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차에 적용될 수 있는 수준으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브릿지경제 핫 클릭
브릿지경제 단독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