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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 늪에 빠진 패션업계… '2세 경영' 브랜드에 활력 불어넣는다

입력 2015-07-2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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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이라 ‘세정과 미래’ 대표, 박정빈 신원 부회장, 정영훈 K2코리아 대표, 강준석 블랙야크 이사

 

패션업계에 2세들의 경영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창업주나 오너가 직접 경영에 나서는 패션업계의 특성상 과거 2세들은 부모를 의식해 노출을 꺼려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경영 수업을 받거나 회사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창업주에게 물려받은 DNA는 물론 젊은 감각으로 무장한 이들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이는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의 막내딸 박이라 씨다. 박씨는 계열사 ‘세정과 미래’의 대표를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섰다. 국내 패션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캐주얼 NII의 재도약과 크리스 크리스티 시장 확대를 성공시켰다는 평이다.

최근 박 대표는 크리스 크리스티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동분 서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정의 첫 번째 중국 진출 브랜드가 되는 만큼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남편인 김경규 사업본부장과 함께 월메이드를 론칭해 2년 만에 4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패션그룹형지는 최병오 회장의 자녀들이 한창 2세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장녀 최혜원 씨는 캐리스노트 사업부장(상무)으로, 아들 최준호 씨는 계열사인 우성I&C에서 과장급으로 마케팅 부서에서 근무 중이다. 이들은 형지 계열사 지분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는 만큼 2세 승계가 자연스레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탈세와 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박성철 회장이 이끌고 있는 신원그룹은 본격적인 2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버지 박 회장을 대신해 차남 박정빈 부회장과 막내 박정주 사장 등이 회사 경영을 도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차남 박정빈 부회장은 사업총괄을, 막내 박정주 사장은 수출업무를 담당해왔다.

패션업계 가운데 2세 경영이 가장 활발한 곳은 아웃도어업계다.

정영훈 K2코리아 대표는 부친이자 창업자인 고 정동남 회장의 사고 후 2002년 갑작스레 회사를 맡게 됐다.

당시 회사 안팎에서 그의 경영능력에 의구심을 갖는 시선이 가득했지만 정 대표는 K2의 급성장을 이끌며 이런 우려를 잠재웠다.

정 대표는 국내 아웃도어업계 최초로 TV와 라디오 광고를 내면서 K2의 인지도를 강화했다. 2002년 당시 300억원이었던 매출을 7000억원대로 대폭 끌어올리면서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2006년 세컨드 브랜드인 아이더를 론칭해 아웃도어 업계의 멀티브랜드 전략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 대표는 아이더가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5위를 넘보며 규모가 커지자 지난해 2월에는 별도 회사로 독립시켰다. 정 대표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아웃도어 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골프웨어 와이드앵글을 내놓으며 성장을 이어나가려 하고 있다.

국내 아웃도어 1위인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무역홀딩스 성기학 회장의 세 딸도 모두 경영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장녀 시은씨는 영원무역그룹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와이엠에스에이(YMSA)의 이사직을 맡고 있다.

와이엠에스에이는 수년 전부터 꾸준히 지분을 사 모으거나 유상증자 등의 과정을 거쳐 지난해 결국 연매출 1조원이 넘는 영원무역홀딩스를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의 장남 강준석 씨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2009년 매장 근무부터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기획본부 대리를 거쳐 지난해 이사로 승진했다. 그는 국내 아웃도어업계 최초로 대만 시장에 진출시키고 미국 브랜드 나우를 인수하며 굵직굵직한 사업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이다.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는 패션업계는 2세들의 경영참여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단순한 경영 승계를 넘어 패션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패션시장은 최근 몇 년 간 정체에 늪에 빠져 있다”며 “2세들이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만큼 새로운 컨셉의 제품을 선보이며 경영능력을 본격적으로 시험하다 보면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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