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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채권] 라임 환매 중단…“시장 축소될 것”

입력 2019-10-28 16:08
신문게재 2019-10-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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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연합인포맥스)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메자닌채권 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와 발행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투자자들을 위주로 한 메자닌채권 시장의 재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28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메자닌채권의 공모비중 추이는 지난 7월 현재 2.9% 수준에 그쳤다. 메자닌채권의 공모비중은 2010년 47.4%에서 2011년 63%까지 오른 바 있으나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면서 3% 밑으로 쪼그라들었다.

메자닌채권은 특정 조건에 따라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구조를 도입한 상품이다. 국내에서 발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메자닌채권에는 전환사채, 교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이익참가부사채 및 자본증권 등이 꼽힌다. 메자닌채권 발행기업의 규모가 작고 정보비대칭이 높으며 사모 발행 과정에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고 공시부담이 적어 사모형태의 발행 선호도가 높다.

그러나 라임자산운용이 지난 1일과 8일 두 차례에 걸쳐 ‘라임 Top2 밸런스 6M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3개 펀드와 사모채권형 펀드 ‘플루토 FI D-1g호’, 메자닌펀드 ‘테티스 2호’에 재간접 형태로 투자된 펀드들의 환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메자닌채권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이달 중 환매 중단을 선언한 상품은 총 55개 펀드의 6030억원 규모다.

자본시장연구원 김필규 연구위원은 이번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메자닌채권의 상품구조가 변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발행된 메자닌채권은 전환기간 등을 고려해 만기가 길어졌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현금화에 무게를 둔 시장 수요로 만기가 짧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메자닌펀드의 상품성 유지를 위해 ‘리픽싱’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리픽싱’은 메자닌채권 발행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전환(행사) 가격을 조정하는 것으로,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지만 기존 주주들에게는 보유 지분이 희석화되는 불리한 조건이다.

김 연구위원은 “리픽싱은 국내 메자닌채권에만 부여하는 독특한 제도”라며 “외국의 경우 일본을 제외하고는 행사가격을 재산정하는 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동안 메자닌채권에 대한 신용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이어져옴에 따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메자닌채권 투자 행태에서도 변화가 발생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메자닌채권 발행기업 비중은 2009회계연도부터 2017회계연도까지 유가증권시장이 더 높았으나, 2018년부터는 코스닥시장의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김필규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의 소속기업이 유가증권시장 소속기업에 대해 건당 발행금액이 적기 때문”이라며 “메자닌채권을 발행하는 기업들은 소속시장 평균에 비해 규모가 작고, 재무적으로 열위를 보이며, 소속시장 기업에 비해 대주주 지분율이 낮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의 메자닌채권 투자 행태에도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메자닌채권에 대한 위험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위원은 “환매중단 사태로 단기적으로 시장이 위축되면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에 따라 전문투자자 위주의 발행 및 유통시장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투자자들의 메자닌채권 투자능력과 리스크관리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며 “다양한 위험요소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통제하는 구조를 도입하고, 조달기업에 대한 공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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