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새문안通] 책은 여전히 힘이 세다

입력 2024-07-02 14:09
신문게재 2024-07-03 19면

더 이상 종이책의 가치는 유효하지 않다고 단언하곤 한다. 대치동 학원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졸업’ 중 실제 일타강사도 극찬한 표상섭(김송일) 선생의 “한달에 한번은 책을 읽어”라는 대사가 놀라울 정도로 책을 읽지 않는 현실을 개탄하게도 한다. 

 

하지만 지난 6월 26일 개막해 닷새 동안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은 매일 오픈 전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정부부처와의 갈등으로 매해 지원되던 정부지원금도 일절 없이 어렵사리 꾸린 행사는 “여전히 대형 출판사 중심”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출판 관계자들 대부분은 “5일 동안은 매일 책은 죽지 않았음을 마주한 뭉클한 현장”이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배우 차인표의 장편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이 영국 명문대학 옥스퍼드의 필수도서로 지정된 소식이 전해졌다. 출간 15년여의 재조명이다. 그의 배우자 신애라가 SNS에 “다음 학기부터 한국학과 교재로 사용되고 옥스퍼드대학교 모든 도서관에 비치된다”고 알린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2009년 ‘잘가요 언덕’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차인표의 첫 장편소설이다. 

 

위안부 할머니의 젊은 시절 이야기로 일제 강점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책 한권이 여전히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채 식민지 잔재로 남아 있는 역사적 문제를 세계로 알리는 힘을 발휘한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너희가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갈등과 고뇌에 공감하고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를 바란다는 거다.”

‘졸업’ 표 선생의 책 읽기, 국어 공부에 대한 지론은 비단 수험생, 학생들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매일은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고 다소 늦더라도 그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실현하는 데 힘을 발휘하곤 한다. 비단 책 뿐 아니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더 나아가 급변하는 최첨단 시대에 인문학이 왜 중요해지고 있는지를 돌아볼 때다.


- 美 -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