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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안심전환대출에 손실액 연3000억원 추정

'막무가내' 20조원 증액… 업계불만 커져 "관치금융"

입력 2015-03-30 18:16

금융당국이 안심전환대출 한도를 20조원 더 증액하면서 은행의 수익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자 은행권이 발끈했다. 

 

은행들은 추가 증액으로 수익성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안심전환대출이 은행권 손실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자 은행권이 즉각 반박에 나섰다.

 

안심대출연장
금융당국이 단기·변동·만기 일시상환 위주의 가계부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출시한 안심전환대출의 2차 판매가 시작된 30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입구에 대출 상담으로 인한 업무 지연을 알리는 사과문이 붙어있다.(연합)


임 위원장은 29일 “안심전환대출 시행으로 은행권 손실이 커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면 1년에 마진이 0.2~0.3%포인트 정도 생긴다”며 “안심전환대출을 취급하면 은행은 0.2%포인트 1회성 수익이 생기고, 매년 0.1~0.2%포인트 수익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또 “주택금융공사에 대출자산을 양도하면서 대출채권 위험과 절연되기 때문에 대손비용 부담이 없으며, 위험가중치 하락으로 자본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며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는 35∼70%인데 주택저당증권(MBS) 위험가중치는 0%”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터무니없는 전망이라고 반박했다. 40조원이라는 막대한 재원을 동원해 보다 금리가 낮은 대출상품으로 바꿔주라는 것인데 어떻게 수익성이 보전되겠냐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1차 한도인 20조원이 소진되면 은행 손실이 1400억~1600억원 될 것으로 전망됐다”며 “같은 규모의 2차 한도가 풀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최소 30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은행 손실 추정액을 2100억원에서 3000억원가량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120억원으로 분석했고 삼성증권은 총 3000억원의 이자이익 감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기존 3%대 중반의 주택담보대출을 2% 중반으로 대출하는 셈이어서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은행 전체 주담대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460조6000억원으로 이중 8.7%가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대출금리를 낮추는 셈이 된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은행 입장에서는 연간 3600억원의 대출이자가 감소하는 셈이다”며 “물론 유동화에 따른 수수료 수익 0.5%포인트, 안심전환대출을 많이 취급한 은행에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료 축소, 가계대출 감소로 인한 BIS 비율 소폭 상승효과, 충당금 부담 소폭 감소효과 등이 있지만 이는 이자이익 감소에 비해 효과가 적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추가 증액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은행들은 당국이 올해 20조원을 풀겠다고 한 점과 은행 수익성 보존에 큰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증액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기존 한도와 같은 규모로 20조원을 늘림에 따라 은행들은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되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충분히 논의한 후 결정한 것이라는데 대체 누구와 논의를 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정부정책을 위해 은행권에 수익성 훼손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관치금융’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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