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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론·바꿔드림론 등 서민금융상품 금리 인하 추진

"서민지원 금융상품 손질…독으로 작용할 것"
"심판자 역할 하겠다던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코치" 실망

입력 2015-04-06 17:47

안심전환대출로 질타를 받은 금융당국이 만회하기 위해 서민금융 지원방안을 개편하면서 또 한번 ‘은행 옥죄기’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우리가 ‘봉’이냐며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현재 서민금융 지원방안을 재검토하면서 저신용자, 저소득층에게 실질적 지원을 위해 금리 인하, 가입요건 완화 등을 논의중이다.

 

은행권 CEO들 만난 임종룡<YONHAP NO-1508>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회의자료를 들고 있다.(연합)

 

우선 금융위는 대부업 등에서 30~40%대의 고금리를 부담하는 저신용·저소득자에게 10%대 저금리로 바꿔주거나 이들을 대상으로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정책성 서민금융 상품의 금리를 상당폭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햇살론,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바꿔드림론, 미소금융, 새희망홀씨대출 등이 그것이다.

금융위는 이 상품들에 대해 지난해부터 세 번에 걸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도 금리를 손대지 않은 점을 이유로 금리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또 제도권 금융사로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미소금융이나 새희망홀씨 등은 수혜대상 기준을 완화해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대출 한도를 늘리는 방안도 논의중이다.

이처럼 금융위가 서민지원 금융방안을 확대하려는 이유는 안심전환대출이 형평성 논란으로 인해 질타를 받은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안심전환대출이 가계부채 개선 및 이자 부담을 경감시켜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저신용·저소득자 및 2금융권 대출자들은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이에 서민지원을 확대해 논란을 잠재우려는 것.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3일 은행권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정책에 지원해달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임 위원장은 은행장들에게 “규제를 완화하는 건 금융당국이지만 완성하는 건 금융회사”라며 “은행권이 수요자 입장에서 금융규제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었다. 잃는 게 있더라도 따라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 정책 때문에 은행이 얼마나 더 잃어야 하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특히 이미 안심전환대출로 인해 수익성은 물론 관련 리스크를 떠안은 상황에서 또 희생해야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서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려 또 은행에게 손실을 감수하라는 것은 금융사 숨통을 막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안심전환대출 전환 신청 액수 33조9000억원 중 약 80%가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농협·하나)에 몰린 만큼 이들의 수익성 악화는 물론 주택저당증권(MBS) 보유 리스크도 커졌다. 시중은행이 3.5%대 금리인 주택담보대출채권을 매각하고 2%대의 금리인 MBS를 보유해야함에 따라 은행 예대율이 3%가량 하락하며, 은행 손실액은 한은 기준금리 조정 등을 감안하면 2100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은행의 서민금융상품 비중은 깐깐한 가입요건과 대출한도가 적다는 점 등으로 인해 많지 않다”며 “그러나 금리인하 및 가입요건 완화 및 한도 확대 등을 적용하면 사람들이 몰려 그만큼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희망홀씨 등 서민 금융상품은 은행 재원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서민지원에만 집중하고 금융산업 발전은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2007년 이후 성과급을 받은 적이 없다”며 “당국은 금융산업의 발전은커녕 오히려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종룡 위원장은 당국은 코치가 아닌 심판자로 역할을 바꾼다고 했지만, 현재 그는 예전 금융위원장과 마찬가지로 금융사들을 움직이고 있다”며 “금융업에 몸담았던 만큼 금융권 사정을 헤아려줄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에 실망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유승열 기자 ysy@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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