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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안 와도” 표도르 전성기 누구나 인정

입력 2016-08-27 10:20

표도르

러시아의 에밀리아넨코 표도르(40, 오른쪽)이 지난 6월 18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부르 아레나에서 열린 ‘MMA 파이트 나이트 글로벌 50’이라는 대회에서 브라질의 파비오 말도나도(36)를 향해 펀치를 날리고 있다.(러시아 타스=연합)



MMA를 상징하는 파이터를 꼽으라면 여전히 많은 팬들은 에밀리아넨코 표도르(40,러시아)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복귀 후 UFC와 같은 큰 무대를 노리는 듯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실상은 싱 자이딥(29,인도), 파비오 말도나도(36,브라질) 등 격이 떨어지는 상대와 붙는 등 실망스런 행보로 인해 스타일을 구기고 있기는 하지만 그의 이름이 주는 상징성은 대단하다. 그만큼 오랜 시간 전성기를 누리며 남긴 업적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잘나가다가도 한번 미끄러지면 걷잡을 수 없는 냉혹한 MMA 헤비급에서 무려 10년을 세계최강자로 군림했다. ‘60억분의 1’, ‘인류 최강’ 등의 수식이 가장 자연스러운 파이터는 여전히 표도르 밖에 없다는 의견이 다수다.

헤비급치고 작은 체구의 표도르는 외모만 보면 절대 강자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그러나 표도르는 링에 올라서면 눈빛부터 변하면서 누구보다도 강렬한 포스를 뿜어냈고 대다수 상대는 기세에서 밀려 초반부터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하나하나 따지고 봤을 때 표도르는 약점도 많고 강점조차도 아주 최상급은 아니었다. 타격이 좋다고는 하지만 전문 타격가들에 비할 바는 아니었고 그마저도 펀치 위주였다. 레슬러들에게 쉽게 테이크다운을 당할 만큼 그래플링 포지션 싸움에도 강점이 적었으며 서브미션 역시 주짓떼로들에게 한참 못 미쳤다. 타격, 그래플링 모두 평균치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표도르는 이른바 조합을 잘 시켰다. 타격가, 주짓떼로, 레슬러 등을 상대할 때 약점을 잘 공략하며 늘 승리를 가져갔다.

타격가 미르코 크로캅(42,크로아티아)과의 대결에서는 초반 타격 맞불을 놓으며 허를 찔러버렸다. 크로캅은 표도르의 그래플링에 신경을 잔뜩 쓰고 있었는데 그러한 상황에서 표도르는 과감하게 펀치로 치고 들어가면서 밸런스를 흔들었다.

특유의 리듬이 깨지고 체력까지 방전된 크로캅은 이후 이어진 표도르의 그라운드에 변변한 반항조차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주짓떼로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40,브라질)는 3차례나 표도르와 붙었지만 번번이 전략싸움에서 ‘완봉패’했다. 첫 대결에서 과감하게 가드 포지션 안으로 들어가 파운딩을 날리는 선택으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표도르는 이후 3차전에서는 테이크다운 디펜스형 타격가처럼 경기를 운영하며 허를 찔렀다.

레슬링 파이터 마크 콜먼(52,미국)과의 대결에서는 빠른 서브미션 능력이 돋보였다. ‘묻지마 태클’에 여러 차례 넘어갔지만 디테일한 그라운드 테크닉이 떨어지는 콜먼의 약점을 십분 활용해 서브미션으로 어렵지 않게 경기를 가져갔다.

표도르는 상대를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치고 들어가는 매우 공격적인 파이터였다. 핸드스피드와 머리 움직임이 뛰어나 금세 거리를 좁히며 러시안훅을 연타라는 위력적인 무기도 보유했다.

그라운드가 좋지 못한 선수들은 타격 후 바로 클린치 테이크다운으로 이어졌고, 위협적인 그래플러들에게는 연타를 쉴새없이 냈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선제공격을 했음에도 의외로 카운터를 잘 맞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창때 표도르가 얼마나 거리 감각이 뛰어났는지 새삼 알 수 있다.

조성준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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