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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전기차 보급 확대…전기차 생산단가 인하에 달렸다

입력 2023-11-27 07:05
신문게재 2023-11-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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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 각국이 지구온난화의 주원인 이산화탄소를 감소하기 위해 탄소중립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운송수단을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들도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를 단종하고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공표하면서 전 세계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춰 나가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이 둔화되며 운송수단의 전동화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차 보급 둔화에는 전기차 인프라 부족과 화재 위험성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업계에서는 전기차의 가격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전기차를 소비자들이 선뜻 구매하지 않고 있어서다.



전기차 보급 초기에는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들이 전기차 판매의 급증에 영향을 미쳤지만, 나머지 소비자들은 전기차의 충전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없어 보인다. 얼리어답터의 수요가 마무리됐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한 첨단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기차 가격을 낮춰 전기차의 보급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실제 테슬라는 모델 Y의 가격을 낮춰 판매량 증대를 이뤄냈다. 이로 인해 완성차업계에는 반값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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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블레이드 배터리(사진제공=BYD)

 

◇배터리 기술 발전, 전기차 가격 낮춘다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저렴한 가격의 배터리 공급을 원하고 있다. 그동안 주로 사용해온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는 전체 전기차 제조비용의 35%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값비싸다. 이를 대체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배터리업체들도 LFP(리튬인산철) 등 보급형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는 한편, 차세대 공정 기술 도입으로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함께 추진 중이다.

우선 LFP 배터리는 양극재로 값비싼 코발트 대신 공급이 안정적인 리튬인산철을 사용해 배터리 제조에 투입되는 원자재 가격을 30% 낮출 수 있다. 즉 저렴한 배터리를 통해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주로 전기차에 적용된 NCM 배터리는 양극재 소재의 특성상 에너지 밀도가 높아 주행 거리가 길다. 반면, LFP 배터리는 중량당 에너지밀도가 낮아 무겁고 주행거리가 짧은 단점 때문에 전기차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LFP 배터리는 중국의 배터리업체들을 중심으로 기술 발전을 거듭해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배터리업체 BYD와 CATL은 배터리 셀을 길고 평평한 모양으로 제작하고 중간 과정인 모듈을 없애 배터리팩에 바로 담는 CTP(셀투팩)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일 공간에서 더 많은 배터리를 넣을 수 있어 에너지 밀도 부분을 개선해 LFP 배터리의 약점이었던 주행거리를 향상시켰다.

또한, 국내외 배터리업체들은 ‘건식 전극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배터리 생산에 효율성을 높여 생산단가를 낮추려는 시도다. 현재 배터리 기업들은 유기용매를 사용해 양극·음극 활물질이 포함된 전극을 만드는 습식 공정을 사용하고 있다. 습식 공정은 양산이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100m에 달하는 건조 라인 설치가 필요하고 전력 소모량이 높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반면, 건식 공정은 유기용매를 사용하는 대신 고온·고압 공정을 거쳐 전극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습식 대비 공정 과정이 단순해 배터리 셀 생산 비용을 약 20% 낮출 수 있고, 에너지 밀도도 높일 수 있다. 업계는 건식 전극 공정 기술이 기존 습식 공정이 가지고 있는 제조시간, 설비 면적 및 각종 비용 면에서의 단점을 극복해 배터리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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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 Y의 차체 (사진=테슬라 유튜브 갈무리)

 

◇생산방식 단순화, 전기차 생산단가 낮춘다

완성차업계에서도 전기차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한 움직임에 한창이다. 완성차업체들은 ‘첨단 대형 다이캐스팅 차체 제조 공법’을 서둘러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형 다이캐스팅 공법은 단 한 번의 주조로 전기차의 차체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수백 개의 차체부품을 모아 용접해 차체를 제조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틀(die)에 금속판을 넣고 초대형 프레스에 높은 온도와 최대 9000t의 압력으로 압축해 차체 구조물을 통째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생산 시간과 비용까지 단축할 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차체를 견고하고 가볍게 만들 수 있다. 이를 두고 완성차업체들은 하이퍼캐스팅, 메가캐스팅 등 다른 용어로 부르지만, 기술내용은 모두 비슷하다.

대형 다이캐스팅 공법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이 공법을 ‘기가캐스팅’이라고 명명하고 지난 2020년부터 초대형 생산기지인 기가팩토리에서 활용하고 있다. 기가캐스팅을 통해 전기차 생산단가를 기존 대비 약 40% 줄였다. 최근 테슬라가 반값 전기차 경쟁을 시작 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 공장, 중국 상하이 공장 등에서 ‘모델Y’를 생산하고 있다. 테슬라는 기가캐스팅을 바탕으로 전기차 원가를 40%, 무게는 30% 줄였다고 밝혔다. 오는 30일 출시 예정인 ‘사이버트럭’도 기가캐스팅으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통의 완성차업체들도 전기차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테슬라의 기가케스팅 공법을 도입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를 ‘하이퍼캐스팅’으로 이름 짓고 기술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6년 완공되는 울산 EV전용공장에서 대형 다이캐스팅 공법을 사용해 전기차를 양산할 예정이다.

GM은 최근 테슬라의 ‘기가캐스팅’ 주요 협력사인 TEI(Tooling & Equipment International)를 인수했다. TEI는 산업용 모래와 3차원(3D) 프린터를 활용해 차체가 될 주형을 제작하는 금형업체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금형 설계를 수정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GM은 “수십 년간 차량 차체 주조 경험을 보유한 TEI 인수를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미국 골드만삭스는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2020년 2% 수준에서 2025년 17%, 2030년 35%, 2040년 63%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40% 가량 떨어져 내연기관차와 제조원가가 비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배터리 원재료 가격 하락, 신기술 도입 등으로 전기차 보급이 급격히 진행될 경우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이 2025년 21%, 2030년 47%, 2040년 86%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준 기자 tjki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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