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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AI부터 자율주행까지…모빌리티 분야 700개사 참여

[테크리포트] 올해 'CES 2024' 트렌드 짚어보기

입력 2024-02-05 06:52
신문게재 2024-02-05 12면

(사진 1) 현대차그룹 슈퍼널 부)
현대차그룹 슈퍼널이 공개한 차세대 AAM 기체 SA-2. (현대차그룹 제공)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24’가 최근 화려하게 막을 내린 가운데 올해는 인공지능(AI) 기술 적용 확대, 자율주행 분야의 속도 조절, 정보통신(IT) 업계 주도의 산업 경계 확장, 전동화에 대한 업계 노력 지속 등의 트렌드가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700개사가 참여해 ‘혁신 기술’을 놓고 경쟁에 나서면서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됐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최근 ‘모빌리티 산업 트렌드 - CES 2024 리뷰’를 통해 올해 CES는 업계의 장기적인 비전·사업 전략을 강조한 예년과 달리 최근 개발됐거나 근시일 내 출시가 임박한 실용 기술을 선보였다는 점이 과거와 다른 특징이라고 밝혔다.

주관기관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행사의 가장 큰 화두로 인공지능(AI)과 모빌리티를 꼽았으며 여러 전문기관에서도 전기차,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의 모빌리티 분야 신기술에 주목했다.

특히 올해는 AI의 빠른 발전에 힘입은 대규모 언어 감지 모델(LLM)을 이용한 가상 비서(Assistant) 등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탑승객 건강 감지 솔루션과 같은 AI를 접목한 다양한 기술이 대거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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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제로원이 CES 2024에 마련한 부스. (현대차그룹 제공)

 

모빌리티 분야는 CES 2020에서 공개됐던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완전자율배송 등의 신기술이 올해도 봇물을 이뤘다. 실제 현대자동차그룹 7개사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목적기반차량(PBV), UAM 등의 신기술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CES 2023에서는 주요 계열사가 불참하는 등 규모를 축소한 바 있으나 CES 2024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7개사가 참여해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을 중심으로 전략 및 기술을 발표했다.

100년 넘게 세계 자동차 산업을 이끌었으나 전동화 시대에 주춤하고 있는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BMW, 일본의 혼다 등 완성차와 보쉬 등 부품사를 비롯해 모빌리티 생태계의 다양한 기업들이 올해는 최신 기술을 공개하고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으나 지엠, 포드 등 미국 ‘빅3’ 완성차 업계는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불참해 대조를 보였다.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라이즈 에어로 테크놀로지스, HT 플라잉카, 현대차그룹의 UAM 회사인 슈퍼널 등이 참가했으며, 해상 모빌리티 분야는 브런즈웍, 펜타 등이 참가했다. 

 

Volkswagen at the CES 2024
챗 GPT가 적용된 폭스바겐 골프. (폭스바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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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만도가 HL클레무브와 협업해 개발한 자율주차 로봇 파키. (HL만도 제공)

 

가장 눈길을 끈 건 AI을 활용한 인간-기계 간 의사소통(HMI) 및 사용자 경험 개선 시도가 본격화됐다는 점이다. 생성형 AI 기반 가상 비서를 이용한 차량의 기능 제어 및 운전자 보조와 함께 사용자 감정을 인지하고 경험을 개선하는 기술 등이 주류를 이뤘다.

폭스바겐은 올해 2분기부터 생산되는 차량에 대해 ‘챗 GPT’ 기능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BMW는 아마존의 생성형 AI 기능을 이용한 소프트웨어(SW) 및 사용자 경험 개선 계획을 공개했다. 벤츠는 지능형 운전자 보조 기능인 ‘MBUX 버추얼 어시스턴트’를 선보였다. 스위스의 산업용 로봇 회사인 빈패스트는 AI 기반 자동 미러 조정 기술을 공개해 혁신상을 수상했다. 세계적 자동차 부품사 보쉬는 아마존의 알렉사 기능 기반의 가전제품 제어 및 정보 제공 기술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올해 CES의 또 다른 특징은 완전 자율주행보다는 제한적 범위에서의 자율주행과 연계해 운전자 및 탑승객을 보조하는 기능 등 단기 실현성 높은 기술 중심으로 기조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실제 BMW는 발레오와 공동 개발 중인 자동 발렛 주차(AVP) 기능을 시연해 이목을 끌었고, 보쉬는 운전자가 필요 없는 자동 발렛 주차 및 자동 충전 기술을, 우리나라의 HL만도는 HL 클레무브와 협업해 개발한 자율주차 로봇 파키를 공개해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현대모비스는 차량 외부 및 지면에 메시지를 표시하는 기능인 익스테리어 라이팅을 공개했다.

SDV는 빅테크, IT 기업의 모빌리티 분야 진출에 속도를 내게하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 외 글로벌 IT 기업은 SDV 기반이 되는 시스템 온 칩(SoC)을 공개하고, 빅테크 기업은 완성차·부품사와의 협업을 통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 및 생성형 AI 도입 등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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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이 선보인 익스플로어-레디 디스플레이. (하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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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의 최신 지능형 운전자 보조 기능이 적용된 실내.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인텔은 AI everywhere(일상화) 전략과 자동차 소프트웨어 회사인 실리콘 모빌리티 SAS 인수 계획을 발표하고 차량용 SoC 제품군을 공개했다. 퀄컴은 보쉬와 협업한 디지털 콕핏과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ADAS)을 지원하는 SoC 기반의 통합 플랫폼을 선보여 언론의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구글은 자사 지도와 실시간 배터리 정보 공유가 가능한 안드로이드 오토를 공개했고, 아마존은 알렉사에 대규모 언어 모델(LLM)를 도입한 생성형 AI 기능을 추가하고 BMW에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LG그룹 등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들도 다양한 SW 기술을 소개하며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 나섰다. LG전자는 이동 상황 및 주행 목적 등에 따라 차량 내부 공간이 변화하는 개념인 알파블을 공개했다. 글로벌 자동차 유리업체 생고뱅 세큐리트와 협업해 개발한 차량의 전면 유리 또는 선루프에 적용가능한 투명 필름형 안테나도 올해 CES에서 선보인 신제품이다.

LG전자와 마그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 ADAS 등 다양한 기능 영역을 하나의 SoC 중심으로 통합한 플랫폼을 소개하기도 했다. 마그나는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로 LG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사를 설립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 LG디스플레이도 57인치 ‘P2P(Pillar-to-Pillar)‘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공개해 혁신상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하만은 차량 전면 정보제공용 디스플레이 등 최신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고, HL만도는 아마존웹서비스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MiCOSA를 공개하고 SW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혼다] 혼다 0 시리즈 콘셉트 모델 살룬(Saloon) (1)
혼다의 전기차 콘셉트카 살룬. (혼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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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가 선보인 초소형 접이식 전기 스쿠터. (혼다 제공)

 

전기차 후발 주자인 일본차 업체가 공개한 차세대 전기차 콘셉트 모델도 올해 CES에서 눈길을 끌었다. 전기차 분야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일본 자동차 기업의 고민과 방향성을 읽을 수 있는 사례로 꼽힌다. 혼다는 세단형 살룬, MPV형 스페이스 허브 등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을 공개했고, 이번에 공개된 초소형 접이식 전기 스쿠터는 최고 혁신상을 수상해 저력을 과시했다.

장기보다는 중단기적 관점에서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와 SW를 중심으로 선도적인 비전 전략을 제시하고 로봇, 목적기반차량(PBV), 수직이착륙기(eVTOL) 등 다양한 개념을 소개·전시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수소의 생산, 활용과 관련한 종합적인 비전·전략을 공개해 차량을 넘어 SW로 정의되는 모든 것(SDx)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기아의 PBV, 슈퍼널의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S-A2, 현대모비스의 모비온(인휠모터 탑재 차량), 포티투닷의 SDV 콘셉트 등 각 계열사에서도 다양한 콘셉트 모델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보쉬는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외에도 수소를 연소해 동력을 만드는 수소 엔진 개발 현황 및 올해 출시 계획 등을 공개했다.

이동 수단의 전자기기화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CES가 모빌리티 산업의 트렌드를 개괄하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이다. 완성차 및 부품기업, IT 기업들이 참여해 기술을 소개하고 브랜드를 구축하는 장으로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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